(판문점=연합인포맥스) 공동취재단 정지서 김대도 기자 = 북한 최고 지도자 중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솔직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의 방문을 두고 반가움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문 대통령에게 먼저 농담을 건넨 것도 그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평양냉면을 준비했다. 각각 별도의 오찬이 예정됐지만, 음식만큼은 함께 즐기자는 뜻이었다.

김 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문 대통령이) 편안한 마음으로 평양냉면을 드셨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두 번째 웃음은 국가안보회의(NSC)를 언급한 예상치 않은 곳에서 터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고 답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새벽에 일찍 출발하지 않았느냐며 "그동안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됐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단에 김 위원장이 선제로 말씀해줘 앞으로는 발 뻗고 자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며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솔직한 성격은 평창 고속열차와 북한의 불편한 교통 시스템을 직접 비교하는 데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 가 본 적이 없다며 북을 통해 꼭 가 보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하게 할 것 같다"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던데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통이 오시면 편히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솔직함을 들은 문 대통령은 "앞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큰 용단으로 10년간 끊어진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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