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11년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공개 발언에서 도로와 철도가 언급됐다. 남북의 경제력이 벌어지며 북한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로와 철도는 내구성과 성능 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진단됐다.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하게 할 것 같다"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던데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도 북한을 답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다"며 "우리는 도로가 불편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 이용이 가능해진다"고 화답했다. 남북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성과로 인프라의 확충과 연결 가능성이 커졌다.

김 위원장이 우려할 만큼 북한의 도로와 철도 인프라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북한 건설시장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2만5천854km로 조사됐다. 고속도로는 727km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도로 총연장은 약 4분의 1, 고속도로는 20% 정도다.

평양을 기종점으로 하는 다수의 고속도로는 100% 포장이 돼 있긴 하지만, 다른 도로는 기능이 제한된 것으로 판단됐다. 간선도로 중 1급 도로의 포장률은 40%가량이고 2급 도로의 포장률은 6.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용석 건산연 건설정책연구실장은 "2급 도로는 포장률도 문제지만, 도로 폭이 좁아 차량 2대가 동시에 교행하기에 어려울 정도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운송체계는 도로보다 철도가 발달 정도가 낫다. 철도 연장이 5천km가 넘어 영토 면적 대비 적지 않은 편이다.

다만, 북한의 철도노선 98%가 단선이고 침목 부식, 노반 침하, 터널·교량·기관차 노후 등으로 운행속도가 느리다. 중국, 러시아와 연결되는 국제노선은 화물수송 노선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북한은 전력 등 에너지 부족으로 철도의 운행중단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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