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올해 1분기에 원화 강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국내 대기업 부품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말에 이어 상반기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됐지만 업황 호조가 원화 강세의 부정적 효과를 상세한 셈이다. 또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된 것도 원화 강세의 충격을 일부 덜어줬다.

2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달러-원 평균환율은 1,072.29원을 나타냈다. 이는 4분기 평균환율(1,105.72원)에 비해 33.4원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6천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율 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작년 4분기 6천600억원의 부정적 영향이 비하면 소폭 줄어든 결과다.

SK하이닉스는 "환율 변동세가 진정되면서 외화관련 손실이 810억원으로 줄었다"고 콘퍼런스 콜을 통해 말했다.

작년 4분기에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따른 외환관련 손실이 2천630억원으로 영업외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평균환율이 전분기대비 26.5원 하락했다. 1분기에 비해 하락폭은 컸지만 4분기 환율 변동폭이 더 컸던 것이 손실 폭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최고환율과 최저환율의 차이는 33.5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64.7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5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각각 사상 최고, 역대 두 번째의 영업이익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원화 강세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기 1분기 영업이익은 1천5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배로 늘었고, 지난 2015년 모듈사업을 분사한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LS산전 역시 환율 하락에도 1분기 중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력과 자동화 사업이 호조를 이어간 덕분이다.

1분기가 통상 계절적 비수기로 IT업체들이 실적이 약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업체들의 실적 호조는 눈길을 끈다.

다만 1분기에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에다 원화 강세까지 겹침에 따라 예상보다 많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G이노텍 역시 애플의 아이폰X 수요 부진으로 관련 부품 매출 효과가 1분기까지 이어지지 못함에 따라 역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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