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4월에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나타내지만, 금리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가 금융기관 9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전망치 1.58% 상승에 부합하고, 전월 상승률 1.3%를 0.3%포인트(p)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넉 달 만에 1.5%를 웃돌게 됐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으로 물가안정목표 2.0%를 ±0.5%포인트 초과해서 벗어나는 경우 총재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물가안정목표와의 괴리 원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경로,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 등을 직접 설명하도록 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끊어서 보면 1.5%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선 소비자물가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간 1% 중반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번 발표로 관련 논란을 떨쳐버리게 됐다.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대체로 2.0% 부근에서 움직이다가 10월 1.8%, 11월 1.3%, 12월 1.5%, 올해 1월 1.0%, 2월 1.4%, 3월 1.3%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1.5%를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미약한지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본다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집계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이 정도의 수치가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6%로 낮췄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상승 폭이 급격히 확대되기보다는 1.5~2.0%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4월 소비자물가 발표 결과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석유와 채소류, 가공식품 가격 등이 상승해 4월에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다소 커졌다"며 "4월 실적치는 '하반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좀 더 높아지고, 연말로 갈수록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 경로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수정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1.6%로 기존보다 0.1%p 낮췄는데, 이는 1~3월 실적치가 낮게 나왔던 데 따른 것"이라며 "물가에는 경기에 연동해 움직이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후자가 올해 초 물가 지표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무·감자 가격 강세, 외식비 상승, 공업제품 오름폭 확대 등으로 4월에 소비자물가가 1.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향후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겠지만, 채소류·축산물 가격 및 공공요금 안정 등으로 소비자물가는 계속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강세 품목에 대한 물가관리를 강화하고,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간 괴리를 줄이는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한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고, 올해 3월과 비교해서는 0.2% 상승했다.

작년 근원물가는 연간 1.5%였고, 올해 4월 누적 근원물가는 1.3%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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