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부정 의혹이 불거진 당일 주식 매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급락했고,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회계처리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연기금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을 판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전 투자자 화면(화면번호 3332)에 따르면 연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2일 하루 약 70억 원 순매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포함된 정부도 약 85억 원을 순매도하며 기관투자자 매도세를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약 328억 원 순매수 흐름을 보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 감리 결과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장중 한때 19%가 넘게 하락하면서 40만 원 선이 무너졌으며, 결국 2일 17.21% 하락한 40만4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에 따른 제재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고의성이 인정되면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 실질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가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거나, 증선위가 대표이사 해임권고나 검찰 고발 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

금감원의 판단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외부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회계 기준을 적용한 것일 뿐 분식회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이의 공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고, 주가도 급락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연기금들이 주식을 판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뿐만 아니라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 주식 전반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가 발생하자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이 급락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 합병 등 정치적 이슈가 투자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되자 연기금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의 CIO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꾸준히 상승했었고,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급등했던 측면이 있다"며 "회계 이슈가 발생하고, 논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수익을 냈던 연기금들이 주식을 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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