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난해 대규모 미매각을 낸 두산건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최근 기관투자가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남북 경협으로 건설주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워런트 가격도 2거래일 만에 60% 이상 급등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3WR'은 지난 2거래일에만 78.54% 급등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27일 열린 가운데 주가는 4월 중순까지 140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91원으로 치솟은 상태다.

워런트는 신주인수권부사채에서 따로 거래되는 주식을 특정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이 워런트의 행사가격은 2천925원으로 워런트 1주를 사면 두산건설 주식 1주를 이 가격에 살 수 있다.

두산건설 주가가 최근 강세를 이어가며 워런트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전일 종가 기준 두산건설의 주가는 4천290원으로 워런트 가격을 고려해도 974원의 차익이 남는다.

특히 3워런트는 그간 다른 워런트에 비해 상승 폭이 작았다는 점이 더 부각된 것으로 평가됐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남북 경협 테마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워런트 1, 2보다 3이 훨씬 덜 올랐기 때문에 자연스레 매기가 몰릴 것"이라며 "선제로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미 적잖은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물단지' 취급을 당하던 두산건설 93호 BW와 여기서 파생된 워런트를 갖고 있던 기관들은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두산건설이 93호 신주인수권부사채를 1천500억원 발행했을 당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1천500억원 모집에 청약 금액은 56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남은 1천444억원은 인수단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BW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577억원,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385억원과 192억원의 미매각물량을 북(book)에 담았다.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미매각물량 일부를 헤지펀드 운용사, 채권 전문 투자자문사로 다시 되팔았고 일부는 고유자산(PI) 계정으로 투자했다. 유진투자증권 등은 채권만 매각한 뒤 워런트를 갖고 있다. KB증권도 채권을 처분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보유한 상태로 알려졌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워런트만 시장에 나왔을 때 사들인 운용사들은 최근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며 "주식, 워런트 강세에 최근에는 93호 채권 가격까지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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