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해 뜨기 전에 출근해 해 지고 난 다음에 퇴근하는 일이 일상인 증권가다. 업무량도 많거니와 이미 이런 업무시간이 관습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PC 오프(off) 제도, 패밀리데이 등을 활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PC 오프제를 실시하는 곳은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이다. KB증권도 내부 협의 중이다.

또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등도 통일단체협약을 통해 PC 오프제 도입에 합의한 상태다.

PC 오프제는 퇴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용 중인 업무용 컴퓨터가 꺼지는 시스템이다.

NH투자증권은 이미 2013년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정권 교체로 근로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이 제도를 먼저 도입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초과근무를 하고자 할 경우 부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도 소개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패밀리데이를 도입해 퇴근 시간을 당기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계열사들은 이번 달부터 매주 수요일 5시에 퇴근하는 패밀리데이를 시작했다. 앞서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이 같은 퇴근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패밀리데이에 초과 근무를 하게 되면 다음 날 출근을 늦춰서 할 수도 있다.

한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최근 마친 통단협을 통해 7개 증권사가 선제적으로 주 52시간 근무 지키기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며 "리테일에서는 잘 지켜지는 것으로 보이나 본사를 비롯해 업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근무 환경 개선 노력에도 일각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PC를 끄더라도 집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업무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며 "업무상 저녁 자리는 근무시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점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