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일 것이라는 예상에 국고채 30년물 경쟁입찰에 저조한 수요를 보였다.

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1(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2일 진행된 국고채 30년물 경쟁입찰에서 총 1천590억 원을 매수했다.

국고채 30년물 경쟁입찰에서는 1조8천50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750%에 낙찰됐고, 입찰에는 총 4조7천640억 원이 응찰, 257.5%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2.720~2.77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28.3%를 나타냈다.

앞서 연기금은 지난달 초에 진행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에서 총 3천913억 원을 매수한 바 있다. 이전 입찰에 비해 절반가량 밖에 매수하지 않은 모습이다.

연기금이 이 같이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매파적 FOMC 등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국고채 30년물 등 장기물 금리 레벨만 따지면 굳이 매수를 안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난달 초 국고채 10년물 대비 30년물의 스프레드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30년물에 대한 매력이 올라가면서 매수 흐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달은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의 분위기가 매파적으로 변하고 해외 장기물의 수익률 곡선도 가팔라지면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에 급하게 매수하기보다는 금리가 충분히 고점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들의 저조한 수요에 따라 연기금도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른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증권사들이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헷지를 10년 국채선물로 진행하지만, 변동폭을 모두 소화해내긴 어렵다"며 "FOMC를 앞둔 상태에서 미국채 10년물의 금리 변동폭이 크면 우리나라 장기물에도 영향을 미쳐 헤지가 안될 가능성에 소극적으로 입찰했고, 이러한 매매가 연기금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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