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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금감원, 신뢰·권위 회복이 우선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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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5.04  10: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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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두 번의 실패, 세 번의 도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내세웠던 슬로건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장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10일 조기 대선과 함께 정권 인수위도 없이 출범하면서 금융당국에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주문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민간 출신 금감원장을 잇달아 임명하며 관가는 물론 금융권 안팎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관료화된 금감원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금융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두 번의 야심 찬 민간 출신 금감원장의 인사 실험은 아쉽게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첫 번째는 금융인 출신인 최흥식 금감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두 번째는 국회의원 이력에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김기식 원장이 셀프 후원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이제 청와대는 세 번째 금감원장 선임을 위한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도 금융 관료 출신은 배제됐다.

    문재인 정부 세 번째 금감원장으로는 윤석헌 서울대학교 객원교수가 내정됐다.

    1년 동안 세 번의 원장을 맞이게 된 금감원, 인사 풍파를 겪는 사이 금감원의 신뢰와 권위는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를 나간 검사역들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김기식 전 원장 취임 후 2주 동안 금감원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는 뒤로 한 채 원장을 사수한다며 해명 자료를 만드는 데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자본시장의 근간을 뒤흔든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가 터졌고, 금감원장은 사건 수습과 책임자 징계도 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금감원을 떠났다. 원장 공백 속에 삼성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마냥 늘어지는 모양새다. 원장 부재로 업무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장의 잇따른 낙마로 당국의 권위가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는 일련의 사건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지난달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미래에셋대우가 판매한 고위험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투자자 손실의 40%를 회사 측에서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대우가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 위험이 거의 없는 것처럼 고객을 오인하게 한 것이 회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금감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비자보호 명분으로 금감원이 초법적 결정을 내렸다며 법적 대응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위반 사안에 대한 회사 측 대응도 금감원을 당혹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회계 인력을 확보한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에 문제(분식회계)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회사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 오히려 금감원의 회계처리 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이 금융 검찰로 위세가 당당했던 시절 과연 일개 금융회사, 상장사가 금감원 결정에 항명할 수 있었던가. 최근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피검기관이 대응하는 것을 두고 많은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감원의 도덕성 실추가 그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조직 도덕성의 잣대는 곧 기관장(금감원장)의 도덕성이기에 잇달아 금감원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면서 금감원은 국민이나 피검기관으로부터도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에서 세 번째로 취임할 금감원장은 거창한 금융개혁을 앞세우기보단 상처받은 조직을 추스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동시에 국민과 피감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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