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주본부 = 4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고용지표 부진에 하락 출발했지만,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술주 급등에 따라 1% 이상 강한 반등세로 마감했다.

달러화도 부진한 고용에 하락 출발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에 강보합세를 보였다. 지난주 3% 선을 잠시 뚫은 뒤 주춤한 미 국채금리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산유량의 꾸준한 증가에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로 배럴당 70달러 선 가까이 올랐다.

시장은 미 고용지표와 국채금리 및 뉴욕증시 움직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6만4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9만5천 명을 밑돈 것이다.

4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04달러(0.15%) 증가한 26.84달러에 그쳤다. 월가에서는 0.2% 상승을 전망했다.

4월 실업률은 3.9%로,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4.0%를 예상했다.

낮은 실업률에도 임금 인상률이 제한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공포는 덜게 됐지만, 2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를 밑돈 신규 고용은 의문을 갖게 했다. 다만, 연준 총재들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해 예상대로 올해 3~4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유지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월 고용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강하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수년간 경기 전망은 매우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제개편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지 못하는 게 놀라운 일"이라며 "단기적으로 경기 하강을 예상할 이유가 없다"고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 2%를 조금 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물가목표와 관련해 '대칭적'이란 표현을 두 번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물가 목표가 대칭적이라는 것은 수년 동안 말해 온 것이며, 새로운 변화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 3월 연준이 집중했던 것은 올해 3~4차례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5월 회의 때도 정책 전망과 관련해 여전히 올바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점점 더 강해지고 물가가 2% 목표 위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계속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미국 경제는 강한 성장과 적당한 물가 인상을 경험하는 '골디락스' 시기에 와 있다"면서 "물가가 갑자기 빠르게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넘어서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주식 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2.36포인트(1.39%) 상승한 24,262.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3.69포인트(1.28%) 오른 2,663.4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1.47포인트(1.71%) 상승한 7,209.6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 4월 고용지표 영향,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 애플 주가의 급등 등을 주시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미국의 4월 비농업 신규 고용 결과가 시장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데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4월 실업률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3.9%까지 떨어졌지만, 경제활동 참가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 데다, 임금 증가율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하면서 상승세로 가파르게 전환됐다.

버핏 회장은 전일 1분기에 버크셔 헤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7천500만 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애플 주식 장기투자자는 아이폰 단기 판매량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면서 "애플은 다른 회사와 격차를 대폭 늘린 놀라운 기업"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에 따라 애플 주가는 이날 184.2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애플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는 3.92% 오른 183.83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주도로 주요 기술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액티비즌 블리자드 주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4% 넘게 올랐다.

장 초반 실망감을 줬던 고용지표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연준이 '대칭적' 물가목표를 강조한 점과 고용과 임금 증가율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은 점은 연준이 빠른 금리 인상에는 나서지 않게 할 것이란 기대도 자극했다.

임금 상승이 억제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줄어든 반면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이 증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힘을 얻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지표의 수준이 여전히 견조하며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적지 않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97% 상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필수 소비재 분야도 1.4%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는 0.39%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은 전 업종이 다 올랐다.

한편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20% 하락했다. S&P500지수도 0.24%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1.26% 상승했다.

이날은 고용지표 외 발표된 경제지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고용지표 등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시장을 놀라게 하는 부정적인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며 "고용지표는 나쁜 점과 긍정적인 점이 혼재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우려를 자극하는 임금의 상승이 없는 반면 실업률이 3%대로 낮아진 것은 주가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 채권 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2.946%에서 거래됐다. 장중 2.912%까지 내렸지만 이후 반등했다. 이번 주간 기준으로는 1.3bp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오른 2.498%에서 움직였다. 주간 기준으로는 1.5bp 내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하락한 3.116%에서 거래됐다. 이번 주 1.1bp 하락했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46.4bp에서 44.8bp로 좁혀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유가와 뉴욕증시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전날 국채가는 비둘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국채 입찰 규모 부담 완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 부진 등으로 올랐다.

국채가는 이날도 미국의 4월 신규 고용과 임금 증가율이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한 데 따라 장 초반에는 상승했다.

10년 국채금리는 고용지표 발표 직후 2.91%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고용지표 발표 직후 CME페드워치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8% 반영했다.

이 수치는 이날 4월 고용 발표 전에 41%였으며 전날에는 48%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차츰 반락했다.

신규 고용과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시트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수석 채권 운용자도 "주가가 올랐고, 고용지표도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수정할 만큼 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라피키 캐피탈의 스티븐 잉글랜드 수석 전략가는 "다음 주 연준 주요 인사들이 연설을 통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은 연준 성명서에서 시장이 잘못된 결론을 도출해 냈다고 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 외환 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0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20엔보다 0.11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95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84달러보다 0.0027달러(0.23%)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4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88엔보다 0.44엔(0.34%) 낮아졌다.

달러화는 이날 장초반 미국의 5월 고용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하락해 출발했다. 전일에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대했던 매파 신호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미 국채금리가 떨어지자 따라 내렸다.

달러화는 하지만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을 늦출 만큼 충분히 약하지는 않았다는 해석이 강화되면서 재차 올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도 이날 오후 4월 고용지표가 "건강하다"고 하는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들은 올해 3~4차례 금리 인상 경로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것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도 반등하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대표단은 이날 양국의 무역갈등과 관련해 일부 영역에서 합의를 이뤘으나 무역갈등을 완전히 없애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류허(劉鶴) 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미국의 대중국 수출 확대, 지식재산권 보호, 관세 및 비관세 조치 해결 등에 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하지만 일부 문제에서 비교적 '큰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연간 3천7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2020년까지 최소 2천억 달러(215조3천억 원) 축소할 것을 요구하는 문건을 중국에 전달했다.

백악관은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중국 측과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다"며 "대표단은 공정한 무역이 중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 경제를 위한 더 빠른 성장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지표가 부진한 점도 달러 강세를 거들었다.

유로존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성장해, 전문가 전망치 0.5% 증가를 밑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 국가 간에 재정 정책, 통화정책, 경제 성장에서 차이가 나는 가운데 물가에서도 비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를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다시 한 번 낮은 실업률이 임금 상승 압력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원유 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1.9%) 상승한 69.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는 이번 주에 2.4%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에 핵 협정이 파기되면서 원유 수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산유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이슈가 유가를 더 끌어 올릴 것에 배팅하는 양상이다.

이란 외무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은 전일 미국이 요구하는 핵 협정 수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일제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2일까지 이란이 핵 협정 수정에 응하지 않으면 이를 파기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유럽 주요국들은 핵 협정 유지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떠나 경제 제재를 시작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또 다른 회원국인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가 경제지표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는다며 제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경제 위기 등으로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4월 OPEC의 산유량은 3달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OPEC의 4월 산유량은 하루평균 3천200만 배럴로 전달보다 14만 배럴 감소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140만 배럴로 전달보다 8만 배럴 더 줄었다. 지난해 4월보다는 54만 배럴이나 감소했다.

이날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PDVSA)의 한 관계자는 PDVSA가 붕괴 직전이라면서 산유량이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 산유량 증가 추세는 지속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 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에서 가동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9개 더 늘어난 834개를 기록했다.

채굴장비 수 발표 이후 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투자자들이 이란 및 베네수엘라발 공급 축소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축소 우려가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작용할 것으로 봤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이날 보고서에서 브렌트유가 올해 말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시장의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설립자는 "투자자들이 주말을 앞두고 롱(매수)포지션을 쌓았다"며 "이란 상황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에 숏(매도)포지션으로 주말을 맞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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