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주말 사이에 알려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을 가격에 추가로 반영하는 등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고채 5년물 입찰 결과가 채권시장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통화정책에서 소비, 투자, 관광객, 고용 등 실물지표를 물가보다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3%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상승률도 2%대에 수렴한다면 (금리를) 그대로 끌고 갈 때 금융 불균형이 커진다.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에 발표된 이 발언은 서울채권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그렇지않아도 5월 소수의견 가능성과 7월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왔다. 현재 가격에는 이주열 총재 발언이 반영되지 않았다.

임지원 차기 금통위원 후보의 과거 보고서에서부터 시작된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 총재의 발언으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 국고채 3년물은 3bp 오른 2.280%에 마쳤다. 1년 만기 통화안정증권은 1.1bp 높은 1.849%에 고시됐다.

단기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오면서 시장참가자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듀레이션을 줄여놓은 기관이 많은 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던 것도 단기물 매수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문제는 단기금리가 상승했지만, 연고점까지는 아직도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전고점은 지난 2월 20일 기록한 2.316%다. 이미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한 차례 인상을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지만, 채권시장 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전고점까지 가지 못하리라는 확신 또한 없다.

이날 채권투자심리를 움직일 중요한 수급 요인은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매매 흐름과 국고채 5년물 입찰이다.

전 거래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8천 계약가량 팔았다.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를 자신 있게 받아줄 만한 기관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이날 국고채 5년물 1조7천억 원 입찰에 나선다. 현재 국고채 5년물 금리는 2.555% 수준이다.

돌아보면 악재만 보일 때가 저점이었던 적이 많았다. 올해를 돌아보면 매월 쉬웠던 적이 없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에 시장참가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돼있다.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5월 금통위까지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전일 뉴욕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뉴욕 유가는 이란 경제제재 우려, 베네수엘라 산유량 감소 우려 등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1달러(1.5%) 상승한 70.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81포인트(0.39%) 상승한 24,357.32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소폭 올랐다. 10년물은 전일 대비 0.1bp 오른 2.9520%, 2년물은 0.2bp 높은 2.5052%에 장을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9.3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7.20원) 대비 2.95원 오른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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