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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욱의 세계로 향한 窓] 옥류관 냉면과 맥도날드
    정지서 기자  |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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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5.08  14: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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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판문점에서 남북의 정상이 화기애애하게 만난 이후 양국 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관심이 한창이다. 남북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서로 도와서 같이 번영하고 마침내 통일의 길로 접어들면 그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개발은 물론, 남북한의 철도 연결, 에너지 협력, 광산 개발 등 많은 경협 프로젝트와 이른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한 기대가 만발하고 있고 증시와 환율도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메뉴였던 평양 옥류관 냉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시내 평양 냉면집이 벌써 성황이라고 한다. 같은 민족 같은 문화의 남북한이 분단 이후 60여 년 만에 왜 GDP가 무려 45배까지 차이가 나게 되었을까?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애쓰모글루가 역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지적한 대로 사유 재산과 시장 경제를 중심으로 한 포용적 경제제도와 착취적인 경제제도의 차이에 달려 있다. 또한, 세계로 향해 열린 개방경제와 폐쇄적인 경제의 차이가 그 격차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폐쇄적인 계획경제인 북한도 그 비효율로 인하여 배급제는 사실상 무너지고 이제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주요 에너지원은 중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자연 자원인 광물 위주의 수출품이지만 이미 무역의존도가 50%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이미 무역의존도가 높아진 북한에 최근 UN이 채택한 실효성 있는 국제적 제재가 중국의 동참으로 무역량을 현저하게 감소시킨 결과 북한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닥쳐오고 이것이 북한의 급진적인 태도 변화를 이끈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경제적 제재의 완화가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당근과 채찍은 항상 같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의 대전제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하고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 가능성이 없어지려면 물론 양국 정상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전쟁은 제 손으로 제 눈 찌르기"라는 북한 정상의 말만 믿고 낙관적 기대에만 기대기에는 과거에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 너무 많았고 아직 신뢰의 수준은 높지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도록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관해 뉴욕 타임스의 유명한 칼럼니스트인 프리드먼은 맥도날드가 진출한 두 나라 사이에는 전쟁이 없다는 이야기를 그의 저서 <올리브 나무와 렉서스>에서 주장한 바 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도 평양에 맥도날드 햄버거 진출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사실 언뜻 생각하기에 맥도날드가 왜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이론의 근거는 중요한 경제적 이해관계에 근거하고 있다. 1999년 4월까지 맥도날드 햄버거 체인점이 들어선 나라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사실에 근거한 이 이론은, 자유무역과 상업 관계가 형성된 나라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소비할 만큼 중산층이 두껍게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중산층의 존재는 전쟁보다는 경제적 호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 나라에 더욱 이익이 되기 때문에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세계화는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고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황금 아치가 햄버거를 소비하는 경제적 중산층의 존재를 암시하고 중산층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군사적 갈등을 예방한다는 이론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에 남한과의 경제협력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계층을 폭넓게 형성하게 되면 그것이 가장 훌륭한 전쟁 억제의 수단이 된다는 사실이고 이것이 남북 경제협력의 확대가 단순히 남한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아니라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좋은 "당근"이 된다는 사실이다. 즉 북한의 경제 발전이 평화를 담보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은 북한의 경제개발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은 물론 국제사회와 주요 국제기구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자본과 기술 및 압축적인 개발 경험이 매우 유용할 것은 틀림없지만, 낙후된 북한의 인프라와 경제 재건에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이 소요될 것이다. 이때 국제기구와 국제사회는 필요한 자본과 기술의 상당 부분을 메꾸어 주어, 남한의 부담을 완화하고 북한 경제를 급속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지적한 대로 북한 경제는 눌려있던 용수철과 같아서 더욱 많은 투자자가 투자할수록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북한의 경제 발전이 관련 참여국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여 국제사회가 자연스럽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지원하도록 하는 효과이다. 또한, 북한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북한 당국과의 협조가 북한 당국자들의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리한 요구로 난항을 겪을 경우에도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의 참여는 무리한 요구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수용해 나갈 수 있는 부수적 이익도 가져다줄 것이다.

    경제학은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 학문이라고 한다. 향후 북한의 경제개발 지원도 다른 어느 때보다 더욱 따뜻한 가슴 못지않게 냉철한 머리가 필요한 때이다. 아무쪼록 우리 국민이 남한 곳곳에 세워진 옥류관 분점에서 시원한 평양냉면을 즐기고, 북한의 평균적인 주민들이 부담 없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양국이 평화롭게 공동 번영하게 되면, 대동강 변에 트럼프 타워가 세워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허경욱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 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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