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생명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올해 초 상향조정된 후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생명보험협회의 공시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에 삼성생명은 보장성보험 2.50%, 연금보험 2.60%, 저축성보험(연금제외) 2.74%로 공시이율을 각각 책정했다.

올해 1월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2.50%에서 2.59%로 9bp,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58%에서 2.69%로 11bp 올린 후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 빅3'를 형성하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공시이율도 비슷한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5월 한화생명의 공시이율은 보장성보험 2.50%, 연금보험 2.56%, 저축성보험 2.74%다.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이 올해 1월 2.52%에서 2.55%로 3bp,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이 같은 기간 2.58%에서 2.69%로 11bp 오른 후 정체 양상이다.

교보생명은 이달 공시이율이 보장성보험 2.55%, 연금보험 2.55%, 저축성보험 2.70%다.

올해 1월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이 2.52%에서 2.55%로 3bp,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2.53%에서 2.69%로 16bp 상승한 후 횡보하는 모습이다.

공시이율은 보험사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금리다.

국고채 5년물, 회사채(무보증 3년, AA-), 통화안정증권(1년) 수익률, 양도성예금증서(91일) 유통수익률 등의 3개월 가중이동평균을 활용해 산출한다.

주요 생보사의 공시이율이 올해 초 상승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25bp 인상한 영향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고채 5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이전인 작년 9월 초 1.966%에서 기준금리 인상 후인 작년 말 2.343%로 상승했다.

이후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이날 장중 2.592%에 달하는 등 시중금리는 추가 상승했지만, 공시이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공시이율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기준금리와 시중금리의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향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는 등 금리의 위쪽 방향성이 강해지면 공시이율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실물지표를 물가보다 조금 더 신경 쓰고 있으며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는 언급을 내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공시이율이 여러 금리의 3개월 가중이동평균을 활용해 산출하는 데다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각사가 경영전략 차원에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는 만큼 당장 시중금리가 움직인다고 해도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시차를 두고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기본적으로 시중금리 동향을 반영해 등락한다"며 "그러나 보험사들이 영업과 전략, 리스크 등도 고려해 공시이율을 변경하기 때문에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저금리일 때 상대적으로 공시이율을 높이 올려놓은 측면도 있을 수 있고, 해외투자 규제 등으로 투자수익이 저조해 공시이율을 높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여도 공시이율은 시차를 두고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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