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중국발 국제금융시장 불안 심리가 크게 완화됐지만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포함한 외환시장 불안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9일 '최근 중국의 외환시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향후 자본통제의 한계, 미·중 금리차 축소 등 대내외 요인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위안화가 절상되고 외환보유액이 증가해 급격한 환율 상승은 제한되고 있지만, 최근의 시장 안정세는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 억제 정책을 지속해온 결과인 만큼 근본적인 안정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의미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통상 정책에 따른 달러 약세 현상이 위안화 절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치훈 국금센터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 기대심리에 대응해 해외투자 억제 등 규제를 지속했다"며 "인민은행이 외환 보유액 축소를 경계해 시중에 외환 공급을 축소하면서 중국 내 외화 콜금리 상승세가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내 외화예금이 증가한 반면 대출은 감소하는 현상이 과거보다 장기화하면서 위안화 절하 기대심리가 이어진 셈이다.

위안화의 대미 달러 환율은 지난 2014년부터 3년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각각 6.3%와 2.2% 하락해 절상세로 전환됐다.

외환보유액은 2015~2016년 중 자본유출이 확대되면서 연평균 4천162억5천만 달러 감소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834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100억 달러 이상 해외 인수·합병(M&A)과 10억 달러 이상 해외 부동산 구입을 제한하고 1천 위안 이상 해외카드 결제를 의무 보고하도록 하는 등 자본통제 조치를 지속한 바 있다.

대외 요인인 달러 약세 현상 또한 위안화 강세뿐 아니라 외환보유액 평가손익에 직접 영향을 미쳐 외환시장의 표면적인 안정에 기여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의 절상세 전환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시점과 거의 일치하면서 상관성이 뚜렷하다"며 "외환보유액도 올해 1분기 환산익 차감 시, 34억3천만 달러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등 전반적 위험은 완화됐으나 경상흑자 축소, 단기외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대외순자산이 1천362억5천만 달러 감소하는 등 일부 취약성 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단기외채는 20.8% 증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9.2%를 기록했고 외화 보유액과 대외 순자산 증감이 서로 다른 방향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경제 규모 및 환율제도를 감안한 외환보유액 규모도 여타 주요 신흥국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및 대외순자산 비교(왼쪽), 주요 신흥국의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오른쪽) *자료: 국금센터, IMF>

이 연구원은 "중국경제가 중속 성장기로 전환되고 거시조절의 환율 역할 제고 등 금융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중 금리차가 추가로 축소되면서 자본이탈 및 위안화 절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미중간 국채 금리차는 지난해 말 1.9%에서 올해 4월 말 0.7%로 크게 축소됐다.

미국이 올해 2~3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준 금리를 미세 조정하는 데 그칠 전망인 만큼 추가 금리차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 연구원은 이어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 개선과 글로벌 위험 선호 성향 약화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중국 내 외화자금 부족 현상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신흥국 전반의 외화자금 조달 및 유출입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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