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회계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두고 주요 수급주체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으로 주가 하단이 지지됐지만, 다시 '숏베팅' 물량이 나오는 분위기라 향후 주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고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일 하루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7% 이상 내렸다. 당초 개장 전 호가는 하한가에서 형성됐으나 낙폭은 점차 축소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하한가 직행을 막은 주체는 공매도 세력으로 파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숏커버링이 발생하며 주가 하단을 지지한 것이다.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한 뒤, 대차 잔고를 청산하기 위해 공매도한 수량만큼 주식을 되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대차잔고는 4월 마지막 주 급증하며 2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2일 하루에만 4천억원 이상 대차상환이 이뤄졌다. 32만주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와 동시에 공매도 잔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439)에 따르면 지난 2일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매도 잔고 수량과 금액이 각각 11만주, 1천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숏 세력이 주가 급락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며 숏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9만주 가량 장중 순매수에 나섰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과 롱숏 전략을 취하는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며 "주가 급락장에서 신규 투자자들이 진입은 제한됐고, 공매도 상환수요가 매수세로 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하며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미 이익을 봤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기다리기보다는 이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4월 마지막 주 차입 평균가가 48만3천원인데, 단기간에 16% 이상의 이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공매도 물량은 재차 증가했다. 이 기간 대차잔고는 10만주 이상 늘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과 사모펀드가 다시 공매도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전일 주가가 급반등한 데에는 숏커버링이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며 "숏베팅의 경우 목표 수익률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수일 전 숏커버링 이후에 다시 숏베팅에 나선 점 등을 볼 때,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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