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이슈로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연일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반대매매까지 속출하면서 증권가는 주식 담보대출 한도 축소 검토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의 주식 담보대출과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한도를 축소하고, 최소담보유지비율을 좀 더 타이트하게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증권가의 대출금이 올해 30% 이상 증가한 30조원에 달하며 경고음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기존 신용융자 고객이 대출을 연장할 경우 한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고객에 대한 신용융자 한도를 하향하는 것은 물론, 담보유지비율이 위험 수위인 고객들에 대한 집중관리에 돌입했다.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이달 들어 코스닥 신용융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이 배경에는 반대매매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바이오주의 변동성이 높아지며 이런 추세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이슈가 불거진 뒤,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했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코스닥 바이오주는 이달에만 8% 이상 급락했다.

바이오주가 급락하며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일평균 6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첫 3거래일에는 90억원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기존 4%대이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6%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닥 바이오주에 대한 신용융자 잔고는 4거래일 만에 250억원 감소했다. 이와 함께 개인의 순매도 규모도 주요 업종 중 최대치를 나타냈다. 여기에는 신용거래를 한 일부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물량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지난달 수시평정을 통해 일부 종목의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등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과열된 바이오주가 급락하며 반대매매가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한 조치였다. 전일 바이오주가 급반등했지만, 아직 사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는 그동안 실적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좋으니 대출 등급 하향을 유예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점의 영업 실적, 고객 관계, 주가 오름세 등의 정성적 요인이 등급을 유지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결론이 나올 경우 섹터 전체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해서, 분기 정기평정 등에서 바이오주에 대한 신용 대출을 더 옥죌 수 있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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