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금리가 3% 위로 다시 오르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데 따른 부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도 수익률곡선이 오히려 가팔라지는 데 따른 혼란 속에, 커브 흐름은 수급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채권시장을 지배하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흐름은 장중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다.

전일 미 금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가 나타나 올랐다. 10년물은 2.73bp 상승한 3.0056%, 2년물은 2.06bp 높은 2.5341%에 장을 마쳤다.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8달러(3.0%) 상승한 71.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여기에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국제유가 급등 원인이었다.

서울채권시장은 이미 금리가 많이 올랐다. 국고채 3년물은 이달 들어 5거래일 만에 9bp가 올랐다. 단기물 금리가 단기간에 10bp 정도 오른 것은 체감상으로는 급등으로 느껴질 수 있다.

국고채 10년물은 전일 2.805%에 고시됐다. 지난 2월 기록한 전고점인 2.807%에 근접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금리가 단순히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괴로운 것만은 아니다. 올해는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금리 상승 속도를 두고 견해차가 크게 엇갈렸다. 전망에 따라 구축 포지션도 제각각이었다.

널뛰는 장세에서 금리 흐름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예측하기 힘든 커브 흐름을 타는 것 또한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 전 거래일 채권시장은 수익률곡선이 눈에 띄게 가팔라진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을 1천 계약 이상 매도한 것 외에는 장기물 약세 재료가 없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라면 단기물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올라야 한다. 하지만 3년물은 보합권에 머물렀던 반면 장기물 금리는 상승하면서 커브가 스티프닝됐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비둘기파 발언이 단기금리를 상대적으로 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실행할 때 물가를 제일 중요한 고려요소로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 물가 수준은 낮다고 언급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채권시장이 기대했던 비둘기파적 발언이었지만, 발언을 기점으로 3년 국채선물은 재차 약세로 돌아섰다. 채권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원론적이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 취약한 심리 속에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가격을 더 낮추는 재료가 되고 있다. 이들은 3년 국채선물을 4거래일 연속 매도했다. 이 기간동안 매도한 규모는 1만7천712계약에 달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한다. 달러 강세 속에서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팔고 있지만, 채권 현물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렸지만,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대기성 차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환율 불안이 신흥국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8.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0.90원) 대비 1.30원 내린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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