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 견해가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 채권시장에는 5월 금통위를 앞두고 임지원 금통위원 내정과 4월 금통위 의사록 내용, 이주열 총재의 금리 인상 언급 등 매파 시그널이 축적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2일 함준호 금통위원의 후임으로 임지원 JP모건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을 추천했는데 채권시장에선 그의 성향을 매파로 분류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임 내정자가 지난달 금통위 후 코멘트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7월,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선 그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단행된 금리 인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임 내정자가 금융시장 출신으로서 비둘기파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아직 그를 매파로 규정하기는 이르다"며 "다만 5월과 7월 금통위를 앞둔 단기 관점에선 매파 분류가 이상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공개된 '제7차 금통위 의사록(4월 12일 개최)'에선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여섯 명의 금통위원 중 두 명이 매파 스탠스를 보였다.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완화적 기조를 다소 축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가 진행경로, 중립금리의 상향 조정 여부 등을 주시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중일ㆍ아세안(ASEAN)+3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관련 언급을 내놨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3%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상승률도 2%대에 수렴한다면 (금리를) 그대로 끌고 갈 때 금융 불균형이 커진다.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해명자료까지 내 이 총재 발언의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한 차례 임기를 마치고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그가 향후 통화정책 행로에 대한 고민 없이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매파 시그널이 쌓여가면서 5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되고 7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사 딜러는 "이 총재를 포함해 3명의 매파 금통위원이 확인된 상황에서 7월 인상 전망을 내놨던 임 내정자까지 금통위에 가세하게 된다"며 "향후 금통위에서 매파 의원이 과반을 점하며 분위기를 주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