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말 경쟁사의 핵심 임원을 영입한 데 이어 실무 경험이 많은 인재를 또 영입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성공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본부의 투자자산전략부를 이끌던 기온창 부장이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실로 자리를 옮긴다.

신한금투 출신인 박석훈 리테일그룹장과 강민선 홀세일본부장이 나란히 하나금투로 이동한 후 경쟁사 인재 영입이 계속됐다. 이번에 이동하는 부장은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2011년 IPS 본부를 설립했을 때부터 함께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간 부서를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적용해 하나금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B증권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몸집을 훌쩍 키운 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은행계 라이벌로 자리 잡았다. 규모 면에서 신한금투가 아직 앞서고는 있으나 하나금투도 은행-증권 시너지 강화를 통한 비은행 부문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금투의 IPS 본부는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PS 본부에는 전략부를 비롯해 상품부, 랩운용부, 자산관리솔루션부 등이 포진돼 있다. 그간 금융상품을 발굴해 PWM에 공급하며 시너지를 공고히 했다. 올해 초에는 은행과 금투의 IPS 본부 투자자산전략부를 통합해 투자와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전초 기지로 삼았다.

하나금투도 지난해 말 조직 재편을 통해 기존 IPS 본부에 고객자산운용본부를 통합했고 상품전략본부로 탈바꿈시켰다. IPS 본부가 담당하던 시장 분석, 전략 수립, 상품 개발 등의 업무와 고객자산운용본부의 신탁, 랩 운용을 통합하도록 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하나금투의 IPS 본부는 펀드를 선택하는 역할에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컨설팅을 받는다고 알려지는 등 향후 전략을 고심하는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경쟁사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인력 영입에도 힘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석훈 부사장 등 신한금투의 핵심 인력이 이동한 후 하나금투의 리테일 전략에도 다소 변화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새로 도입되는 상품과 전략들을 보면 그간 박 부사장이 신한금투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유사한 부분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한 은행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신한금투에서도 주식담보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했었다"며 "주식담보대출이 꽤 괜찮은 수익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에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대상 종목을 크게 확대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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