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국제 상품시장에서 원유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반면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한 공업제품 재료의 가격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통상 유가와 비철금속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경기 침체와 주식시장 쇼크가 발생하기 전에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고 우려했다.

지난 9일 미국 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1달러를 넘어 약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구리와 아연 등 원유 외 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CRB 원자재 가격 지수는 8일 518.63으로 1월 5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신문은 원자재 가격 지수를 WTI로 나는 값을 월 단위로 산출한 결과 지난 4월 7.6을 기록해 원유 대비 원자재의 상대적인 가격이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전 고점인 2016년 2월 12.9에 비해 크게 낮다.

니혼게이자이는 산업생산 활동이 둔화하고 있으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유가만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오일 쇼크로 선진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던 1973~1980년, 미국 주가 대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가 발생했던 1980년대 후반, 러시아 위기에서 IT 버블 붕괴로 이어진 1998~2000년에 이 수치가 크게 저하됐다고 전했다. 즉 불황의 신호라는 것이다.

고유가로 미국 전체 물가는 오르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중시하는 근원 물가(에너지·식품 제외)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하는 데도 근원 물가 오름세가 둔하면 연준이 긴축을 강화할지, 아니면 현재 속도를 유지할지 시장 참가자들이 점치기 어려워져서다.

한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9일 뉴욕 증시가 생산자물가지수 부진을 반겼지만 시장을 뒤흔들 불씨가 커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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