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대신금융그룹이 본업인 증권업이 아닌 부동산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실제 회사의 수익 구조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대신F&I 등 자회사 실적 의존도가 높아졌고, 부동산 임대수익도 크게 늘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세전 이익 기준으로 60억원가량 적자를 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과 관련해서 처분손실 등이 발생했고, 평가이익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에 트레이딩 부문에서 5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내고 말았다.

또한, 전통 IB 부문에서도 신통치 못한 성적을 냈다. 유가증권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감소하고, 매수 및 합병수수료 또한 줄어들며 직전 분기보다 60% 이상 위축된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전체 실적을 방어한 건 자회사 라인업이었다. 그간 증권업의 색채가 옅어지는 사이 대신F&I와 대신저축은행 등의 실적 기여도는 꾸준히 높아졌다.

대신금융그룹 전체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66%대에서 지난해 42%로 축소됐다. 이러는 사이 F&I와 저축은행의 순영업수익 비중은 20%, 11%대로 꾸준히 확대됐다.

대신F&I는 4년째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왔다. 대신저축은행 또한 대출자산을 통해 수익 안정성을 높여왔다.

지난해 4분기 대신금융그룹의 전체 연결 세전 순이익은 175억원이었다. 이 중 대신F&I의 세전 순이익은 140억원, 저축은행은 50억원을 기록했다.

대신F&I의 경우 지난해 부실채권 투자 수익이 꾸준한 가운데 한남 나인원 프로젝트 등 대체투자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신저축은행도 여신과 수신이 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최대 세전 이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더해 사옥이전 후 임대수익도 크게 늘었다. 대신금융그룹의 지난해 임대수익은 200억원에 달하며 증권사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회사 실적과 임대수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대신증권이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해도 F&I의 매출액 2천억원, 저축은행 900억원, 임대수익 200억원 등 3천억원의 수익은 깔고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에 걸쳐 브로커리지 등에 편중된 것이 아닌 실적 다변화가 이뤄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산운용 등의 부진은 여전히 뼈아픈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회사의 선전으로 실적 변동성이 작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 경기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아지며 그룹사 전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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