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가상화폐 붕괴가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닛케이산업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 해킹 사건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데이터센터와 함께 D램 수요의 큰 축이었던 서버용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전용 D램 수요도 정체되고 있어 D램 가격이 2년 만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2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를 새로 획득하는 마이닝(채굴)을 위한 D램 수요가 왕성했다고 전했다.

마 이닝은 단시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D램과 D램을 이용한 데이터 처리 부품인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다. 채굴용 데이터 서버 증설을 노리고 D램을 매집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재고가 풍부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키하바라의 한 부품업체는 "2월까지는 재고 여부 등을 묻는 문의가 하루 10건 정도 있었으나 지금은 한 주에 한 건 있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D램 수요가 위축된 것은 코인체크 해킹 사건 때문이다. 한 부품업체는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법인이 가상화폐 시장에 손을 대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또 닛케이산업신문은 D램 시장을 지탱하는 또 다른 기둥인 스마트폰 전용 D램의 수요도 뚜렷한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애플이 아이폰X 감산을 결정한 데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도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올해 1~3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8천75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4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을 가속화하면서 공급도 늘어나고 있다.

신문은 공급 과잉 경계감이 강해지면서 지난 3월 D램의 대량주문 가격이 9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고 전했다. 현재 가격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4~5월 출하분부터는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의 대량주문 가격은 이미 2월부터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표 제품의 가격은 현재 개당 4.5달러 내외로 연초 대비 6% 가량 하락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낸드플래시 약세에 D램 가격 급락이 겹치면 견인차를 잃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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