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달러의 강세로 이머징마켓 채권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현지 통화로 발행된 이머징마켓 채권은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와 비교할 때 최근 수익률이 0%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 채권보다 현지 통화 채권에서 더 높은 수익을 얻었다.

결국, 채권투자자들은 통화 변동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이익을 거의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UBS 에셋매니지먼트 범아시아 채권 수석인 애슐리 페롯은 "달러 자산이나 현지 통화 자산이냐는 항상 중요하고도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이 운영하는 두 개의 이머징마켓 채권 지수 움직임을 볼 때 현지 통화 표시 채권 지수 수익률은 6.22%, 달러는 6.25%였다. 올해 초만 해도 현지 통화 지수가 6.12%로, 달러 지수인 5.28%보다 높았다.

최근 이머징마켓 통화 약세 이후로 현지 통화 표시 채권 투자는 돈을 잃는 게임이 됐다. JP모건의 로컬 통화 채권은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달러 기준으로 -0.9%의 수익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통화가 절상되거나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때 현지 통화 표시 채권에서 돈을 번다.

WSJ은 지금은 환율과 관계없이 이머징마켓 채권 투자에 힘든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달러 표시 JP모건 이머징마켓 채권 지수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올해 들어 4.4% 하락했다. 현지 통화 표시 채권보다 더 좋지 않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수익 기회를 찾기 위해 달러나 현지 통화로 발행된 높은 금리를 주는 이머징마켓 채권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제는 달러와 미국 채권 금리추가 상승에 따라 자금 흐름이 바뀌게 됐다.

국제금융협회(IIF) 글로벌 캐피털 마켓 소냐 깁스 수석 이사는 "올해 이머징마켓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자금 흐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며 "달러 강세에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찍으면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은 특별히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IIF는 외국인의 채권 포트폴리오가 지난해 3천130억 달러에서 올해 2천550억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현지 통화 이머징마켓 채권은 달러 기준으로 1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달러 채권의 10.3%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페롯은 "달러의 부활로 이머징마켓 통화가 타격을 입어 더는 현지 통화 채권을 선호하기 힘들다"며 "작년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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