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파기로 이란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새로운 경제 제재를 하게 되면 이란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에 원유 가격은 3년 반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고 있다.

원유 가격은 2016년 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는 6월 이 그룹은 다시 만나 감산 계약을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이란산 원유 시장을 저격해 추가로 유가가 상승하면 OPEC 국가가 더는 감산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감산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의 국가들은 생산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싶어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을 연장해 유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진 것은 이미 OPEC 회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유가는 배럴당 60달러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만약 원유 수출국들이 다시 원유 생산을 최대치로 늘리기 시작하면 과잉 공급으로 원유 가격이 다시 추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OPEC의 전 조사국장 하산 카바자드는 "OPEC이 생산량 한도를 다시 조정해야 할 수도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높은 유가를 원하는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오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이란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몇몇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미국의 제재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원유 생산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하는 반면 다른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루 70만 배럴 이상의 공급량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2년에도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본격적 제재에 나서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었었다.

OPEC 관계자들은 오는 6월에 열릴 회의에서 이란 관련 이슈가 논의되지 않고 올해 말에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유가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오르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으로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란 사태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이 뭉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합의안을 넘어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엘렌 와드 아라비아파운데이션 연구원은 "이란의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OPEC이 감산 제한을 더욱 느슨하게 할 수 있다"면서 "이는 그동안 감산을 중단할 것을 원했던 이라크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와드 연구원은 "이 그룹이 서로에게 더욱 헌신하도록 유대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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