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달러화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온건한 영향으로 소폭의 약세를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1일 오전 10시 42분(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4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9엔보다 소폭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94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24달러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6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44엔보다 높아졌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에 따른 미 국채금리 움직임과 증시 및 유가 동향, 신흥국 통화 가치 등을 주목하고 있다.

전날 달러화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 선 아래로 다시 하락한 데 따라 약세를 보였다.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971%에 마감해 전장의 3.004%에서 후퇴했다.

4월 물가와 지난주 발표된 4월 비농업고용지표 등 주요 지표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며 연준이 올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수입물가도 전월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았다.

4월 수입물가 발표 이후 달러-엔 환율은 109.15엔까지 내리는 등 달러가 약세 폭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달러도 약세 폭을 줄였다.

최근 미국의 지표가 예상보다는 다소 부진하지만, 유럽 지표가 더 부진하면서 통화정책 차별화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영란은행(BOE)는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코메르츠방크는 "달러의 가파른 강세는 마무리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당연히 최근 수주 간 나타난 것과 같은 빠르고 원활한 강세가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지표의 부진은 달러 가치의 회복 추세에 일시적인 휴지기를 줬을 뿐이라면서 점진적인 강세 재개를 전망했다.

일본은행 MUFG의 미노리 유치다 수석 통화 전략가는 "유가 상승과 연초 달러 약세, 미국 세금 감면 등을 고려하면 시장은 명확히 미국 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의 강세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들도 부상했다.

최근 유로화의 약세 압력을 가중했던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은 다소 완화될 조짐이다.

빈첸초 스파다포라 오성운동 의원은 11일(현지시간) 발간된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 중의 하나는 이탈리아 국민과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저명한 제3의 인물을 총리 후보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파다포라 의원은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다.

그는 이어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다음 주까지는 새 정부가 선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는 3월 총선에서는 각각 1, 2정당으로 부상한 오성운동과 동맹이 그동안 총리 추천에 합의하지 못해 교착상태를 지속해 왔다.

또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러시아 루블, 노르웨이 크로네, 캐나다 달러 등 주요 상품통화들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브 배로우 G10 통화 전략 대표는 "전반적으로 달러의 강세 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상품 관련 통화는 이런 추세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미 노동부는 4월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0.6% 상승이었다.

수입물가는 지난 3월에는 0.2% 하락했다.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당초 변화 없음(0%)에서 0.2% 하락으로 수정됐다.

4월 수입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석유를 제외한 4월 수입물가는 0.1% 상승했다.

5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크게 개선됐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8.8로 전월 확정치와 동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는 98.0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7%에서 2.8%로 상승했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2.5%와 같았다.

미시간대 소비자 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주의를 끄는 점은 단기 물가 기대가 상승했다는 점"이라며 "반면 향후 수입에 대한 기대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점과 횟수에 대한 논의에 양방향의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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