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달러화는 4월 수입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덜 오르면서 하락세를 유지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9엔보다 0.08엔(0.0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94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24달러보다 0.0017달러(0.14%)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5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44엔보다 0.10엔(0.08%) 높아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4월 수입물가 지표와 증시 및 유가 동향,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주요 인사의 발언 등을 주목했다.

전날 달러화는 4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르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3% 선 아래로 재차 떨어진 데 따라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날도 장초반 발표된 미국의 4월 수입물가가 전월 하락에서 상승 반전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덜 오른 점이 달러 약세를 자극했다.

그동안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며 달러 강세에 일조해 온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완화될 조짐 보이며 유로화의 반등을 도왔다.

빈첸초 스파다포라 오성운동 의원은 11일(현지시간) 발간된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 중의 하나는 이탈리아 국민과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저명한 제3의 인물을 총리 후보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다음 주까지는 새 정부가 선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3월 총선에서 각각 1, 2정당으로 부상한 오성운동과 동맹이 그동안 총리 추천에 합의하지 못해 교착상태를 지속됐다.

유로화는 이날 장초반 미국 수입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장중 한때 유로당 1.196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하지만, 5월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이후에는 상승 폭을 줄인 채 횡보했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전일 영란은행(BOE)의 금리동결로 1.346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날은 반등했다.

오는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은 영향이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초반 1.3594달러까지 고점을 높인 이후 소폭 반락해 1.35달러대 중반에서 주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수주 간 지속한 데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도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지니먼트의 척 톰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강세의 동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지난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주말을 앞둔 차익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지난달 0.2% 하락에서 반전됐지만, 시장의 예상치 0.6% 상승보다는 온건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3월에는 0.2% 하락했다.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당초 변화 없음(0%)에서 0.2% 하락으로 수정됐다.

4월 수입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석유를 제외한 4월 수입물가는 0.1% 올랐다.

이로써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반면 미국 소비자심리지표는 개선됐다.

이날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8.8로 전월 확정치와 동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는 98.0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7%에서 2.8%로 상승했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2.5%와 같았다.

미시간대 소비자 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주의를 끄는 점은 단기 물가 기대가 상승했다는 점"이라며 "반면 향후 수입에 대한 기대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점과 횟수에 대한 논의에 양방향의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스프링필드 연설에 앞서 내놓은 연설문에서 "물가 상황과 고용 시장 상황, 다른 요소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미국 고용 시장이 평형상태에 이르렀다고 묘사할 수 있다"면서 "연준은 이를 추가 금리 인상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급등세에서 벗어나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6달러(0.9%) 하락한 70.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미국 물가지표 이후 달러 강세가 압력이 다소 완화됐지만, 강세 추세는 여전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유로존 등에 비해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고, 금리 인상도 적극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유로존의 취약 국가들이 투자자들에 의해 과도한 처벌을 받는다면 이들을 돕기 위한 새로운 재정수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SEB의 리차드 팰컨홀 수석 통화 전략가는 "통화정책의 차별화에 따라 결국 달러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유로-달러는 1.15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문디 에셋매니지먼트의 글로벌 FX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코에니그는 "경제지표가 좋으면 투자자는 달러와 미국 자산을 사게 되고 이는 달러 가치를 높인다"며 "미국 지표가 악화하면 미국에 대한 경고일 뿐만 아니라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위험 자산의 유출을 유발하고 안전 자산인 달러로 이동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에 있어 지배적인 위치에 있고 기축 통화로의 지위 때문에 안전한 피난처로 간주된다"며 "어느 쪽이든 달러가 이긴다"고 덧붙였다.

ING의 기술적 전략가들은 "현재 상승 가능성은 매우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고 단기적으로 다시 내릴 것"이라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곧 1.1715~1.162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지난 3월 말부터 달러-엔 환율이 오른 것은 일본의 M&A 때문"이라면서 "이는 달러-엔 환율이 110엔 위로 오르도록 도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BAML은 또 "일본은행(BOA)이 완화 정책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본 기관들이 환 헤지를 점진적으로 청산하고 있는 것 역시 달러-엔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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