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4월 수입물가가 예상보다 낮았지만, 소비자 심리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2.971%에 거래됐다. 10년물은 이번주 2.6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전장과 같은 2.538%에서 움직였다. 이번주 4bp 올랐다. 지난 4월 20일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낮은 3.111%에서 거래됐다. 이번 주 0.4bp 하락했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날과 같은 43bp를 유지했다. 이는 최근 10년래 가장 좁은 수준이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수입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의 발언, 주가 및 유가 동향을 주시했다.

전일 국채가는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르면서 상승한 바 있다.

이날 장초반 발표된 4월 수입물가가 전월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됐지만, 시장의 예상보다는 덜 오르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WSJ에 따르면 10년 국채금리는 장초반 2.950% 선까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긍정적으로 나온 이후 국채금리는 재차 반등했다.

이후에는 큰 변동 없이 보합권 등락을 지속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을 마감하고 소폭 반락한 점도 국채금리의 안정적인 움직임에 도움을 줬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전장보다 배럴당 0.66달러(0.9%) 하락한 70.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미국 내 원유채굴장비 수가 전주보다 10개 늘어나는 등 미국내 산유량 증가추세가 부각된 데다, 주말을 앞두고 최근 급등에 대한 차익실현이 나타난 점이 유가의 상승세를 누그러뜨렸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는 점에도 주목했다.

빈첸초 스파다포라 오성운동 의원은 11일(현지시간) 발간된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 중의 하나는 이탈리아 국민과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저명한 제3의 인물을 총리 후보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다음 주까지는 새 정부가 선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3월 총선에서 각각 1, 2정당으로 부상한 오성운동과 동맹이 그동안 총리 추천에 합의하지 못해 교착상태가 지속했다.

오성운동의 관계자는 이날 일부 외신과 인터뷰에서 연립정부가 합리적인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유로존 탈퇴 등의 과격한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이에따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5.7bp 떨어진 1.876%를 기록했다.

한편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 4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지난달 0.2% 하락에서 반전됐지만, 시장의 예상치 0.6% 상승보다는 온건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3월에는 0.2% 하락했다.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당초 변화 없음(0%)에서 0.2% 하락으로 수정됐다.

4월 수입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석유를 제외한 4월 수입물가는 0.1% 올랐다.

이로써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반면 미국 소비자심리지표는 개선됐다.

이날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8.8로 전월 확정치와 동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는 98.0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7%에서 2.8%로 상승했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2.5%와 같았다.

미시간대 소비자 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주의를 끄는 점은 단기 물가 기대가 상승했다는 점"이라며 "반면 향후 수입에 대한 기대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점과 횟수에 대한 논의에 양방향의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스프링필드 연설에 앞서 내놓은 연설문에서 "물가 상황과 고용 시장 상황, 다른 요소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미국 고용 시장이 평형상태에 이르렀다고 묘사할 수 있다"면서 "연준은 이를 추가 금리 인상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금리 전문가들은 최근 지표의 부진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BMC캐피탈 마켓의 아론 코리 금리 전략가는 "지표들이 물가 상승률이 완만할 것이라는 점을 계속 시사한다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할 것이란 추론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더 가파르게 할 수도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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