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부정 이슈의 여파로 흔들리며 바이오주 전반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점차 바이오 기업 공정가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 감리위원회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을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 이후 오는 23일이나 내달 7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회계부정 이슈를 둘러싼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불안감이 이어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달 들어 23% 이상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는 업종 전반으로 확산해 코스피·코스닥 바이오주 시총은 이달에만 10조원 이상 증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장세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는 합리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5년 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 3상을 끝냈고, 이듬해 1월과 5월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기도 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바이오 업체들과는 달리 실제로 파이프라인이 판매 허가를 받고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었다"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격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훨씬 큰 '깊은 내가격' 상태였기 때문에 합리적인 추정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등을 근거로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또한,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가 문제가 될 경우 바이오주 전반이 '공정가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바이오가 '대세 업종'으로 부각되며, 일부 중소형 바이오 종목의 경우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는 소식만 전해져도 주가가 급등세를 연출하고는 했다. 바이오 업종 전반의 공정가치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이유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신약 판매 전 3단계 임상을 통과하기는 매우 어려워 임상 1상 이후 3상까지 통과할 확률은 10% 내외"라며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 중 다수가 공모액 대부분을 임상에 사용하고는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 1, 2상만을 통과했다고 상한가를 가는 고 PER 바이오주가 수두룩하고, 전 임상 단계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많다"며 "이들과 비교해 삼성바이오의 가치평가가 크게 잘못 이뤄졌다고 단언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C 증권사 관계자도 "일부 바이오 기업은 신약 판매 전 매출처가 없는데도 기업가치를 수천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공정가치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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