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의 보유세 인상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산출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고 1가구 1주택자의 세부담이 줄어들도록 과세기준액이 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지난주 서울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은 5주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도 지난주에 0.02% 하락하며 약세에 머물렀다. 강동(-0.02%)·송파구(-0.01%) 등 강남권 아파트값이 특히 약세다.

KB국민은행의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2.8로 지난 3월 100을 하향돌파한 후 내림세를 나타내, 시장이 매수우위임을 보여주고 있다.

석 달 전 34.0를 기록한 매매거래지수도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거래동력을 잃은 시장은 보유세 개편을 주시하고 있다.

국회에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2건이 발의됐다. 여당 개정안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20%포인트 높이는 방안이 담겨 있다.





<종부세법 관련 개정안 비교, 출처:국회 예산정책처>

현재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이 시가의 70%선으로 낮게 조정되고 있는데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적용해 보유세 과표를 낮출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주택분 세율을 최대 2.0%에서 3.0%로 높이는 등 종부세율도 올리도록 제안했다.

다만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데다 부동산 시장도 최근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종부세율까지 높이는 대신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공시지가 상승 및 지방의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할 때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종부세율 인상을 모두 반영하기보다 우선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안을 중심으로 (보유세 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보유세 실효세율을 시가보다 낮은 공시가격(실거래가의 65~71%)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산출하므로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의견을 소개하며 정부가 과세표준을 조정(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거래세가 내려갈지도 주목됐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거래세는 평균을 웃돌고 있다.





<출처:씨티그룹>

강병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주 한 심포지엄에서 시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거래세에 비해 낮은 보유세 비중은 토지와 자본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는 보유세 상향 조정과 거래세 인하가 동시에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50.9%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실거래가반영률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5.3%)과 대조를 이뤘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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