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은행에서 빌린 돈이 많은 31곳의 기업집단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기업집단을 상대로 상반기 중에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하고,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곳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1조5천166억 원 이상인 31곳의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주채무계열 제도는 은행 빚이 많은 기업집단의 재무 상태를 미리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감원은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075% 이상을 차지하면 주채무계열로 결정한다.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이 되는 신용공여액은 전년(1조4천514억 원)보다 652억 원(+4.5%) 늘었다.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SK, LG, 롯데가 차지했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많은 순으로 선정되다 보니 국내 재벌 기업은 모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주채무계열 수는 2014년 42곳을 기록한 이래 2015년 41곳, 2016년 39곳, 2017년 36곳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주채무계열과 비교하면 5곳이 제외됐다.

아주 계열은 지난해 7월 아주캐피탈이 계열 분리돼 선정 기준금액에 미달해 제외됐다.

성동조선 계열은 올해 3월 성동조선해양이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여파로 올해 명단에서 빠졌다.

성우하이텍과 한라, 이랜드 계열은 차입금 상환으로 신용공여액이 기준에 미달해 제외됐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의 전체 신용공여액은 2천90조1천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67조9천억 원(+3.4%) 늘었다.

31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240조6천억 원이다. 전년도 36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270조8천억 원)보다 30조2천억 원(-11.2%) 줄었다.

신용공여액 상위 5대 계열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액은 111조2천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6조4천억 원(-5.4%) 감소했다.

국내 은행 중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을 담당하는 곳이 가장 많은 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을 비롯해 LG, 한화, 포스코, 두산, 효성, CJ 등 10곳을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한진, 동국제강, 대우건설, 하림 등 9곳의 주채권은행을 담당하고 있다. KEB하나(5개), 신한(4개), 국민(3개) 등은 5곳 이하를 맡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은행연합회에서 정하고 있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을 이달 중 개정하고 올해 평가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국내 계열사가 지급보증한 해외계열사 차입금을 부채비율 산정 과정에 반영하고, 경영진의 사회적 물의 등 평판 리스크 사례를 정성평가에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그룹의 해외진출 확대로 해외사업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경영진이 그룹 전체의 평판을 저하해 기업 활동을 위축하는 사례도 재무구조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재무구조평가 개선방안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그룹의 부실을 예방하고, 거액의 여신을 제공한 금융회사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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