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민원이 많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약 2달에 걸쳐 현장점검에 나선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 금융투자, 카드, 증권 등 권역별로 7월 초까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현장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대상 64개 금융회사에 대해 모두 현장점검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전년 대비 민원이 급증했다던가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만 선별해 나갈 예정"이라며 "금융회사마다 1~2일씩 돌아가며 진행되며, 은행뿐 아니라 전 업권에 걸쳐 종합적으로 점검해 8월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를 도입했다.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취약점을 개선하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도록 매년 1회 진단식 평가로 운영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민원건수 및 영업규모가 은행권의 1%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검 기준에 못 미치거나 영업개시 후 2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실태평가에서 제외됐다.

금감원은 민원건수, 민원처리 기간, 소송 건수, 금융사고, 소비자보호 조직 및 제도, 민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용 등 10개 평가 항목에 따라 진단을 내리는데, 올해부터는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평가 단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했다.

올해 현장점검 대상은 금감원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1차 평가에서 저조했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은행에는 KB국민·우리·농협·부산은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은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 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서 전년 대비 민원건수가 대체로 증가했던 금융회사들이다.

전체 민원의 62.5%를 차지한 보험업권에서는 DB생명(38%)·현대라이프(25.3%)·농협생명(8.2%)·ING생명(10.9%)·MG손보(51.1%)·한화손보(20.3%)·롯데손보(10.1%) 등이 작년보다 민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권에선 미래에셋대우(77.8%)·KB증권(28.3%)·NH투자증권(9.7%),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46.4%)·SBI(21.5%) 등이 이번 현장점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에 평가결과를 통보하고 자체적으로 미흡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금융회사별 평가등급을 금융기관 및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해 소비자들이 직접 금융회사를 평가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평가가 저조한 금융회사에 대한 조치도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소비자보호에 미흡한 금융회사는 업무 추가나 자회사 편입 등 인가 때 페널티를 주고 판매제한 등 일부 영업을 정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도 소비자보호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며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경로로 새로운 관제를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