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불거진 신흥시장 위기설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지 채권시장의 관심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일부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면서 신흥시장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5일 4월 들어 반등한 미국 달러화와 채권금리에 신흥국 금융시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4월 달러 인덱스(좌)·10년 만기 미국 채권금리(우) 추이>

이들은 일부 국가의 위기가 글로벌 리스크로 확대될지와 신흥국 위기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을지를 조용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시장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에도 원화가 여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위기를 겪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 채권 잔고는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했다. 3월에 다소 주춤했지만, 4월부터 다시 잔고를 늘려 지난 11일에는 106조1천298억 원을 나타냈다.

다만, 신흥국 불안이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미국이 신흥국 위기를 이유로 금리 인상을 늦출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너무 큰 혼란으로 번진다면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도 제한적이지만 영향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아직 그 정도 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미국 금리 인상은 예고된 이벤트라 뒤늦은 신흥시장 약세는 조정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신흥국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도한 약달러 베팅이 상당 부분 정리되고 유로존의 경기회복세가 다시 모멘텀을 얻을 때까지 아직은 약간 더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대부분 신흥국의 거시 안정성이 과거보다 개선됐고, 신흥국 전반의 CDS가 견조해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장기 금리에는 환율이 중요하다"며 "신흥국 통화 약세에도 원화가치는 견조한 편인데, 북미대화를 전후로 기대가 커지면서 그동안 견조했던 원화도 달러화 강세 흐름에 뒤늦게 합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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