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이 석 달 새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다.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내리막을 걷던 주가가 남북경협 기대감에 살아난 영향인데 과거 인수가격인 주당 13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15일 연합인포맥스 종목별 시가총액비중 추이 화면(화면번호 3147)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이날 거래가격인 주당 7만4천원 기준 8조2천403억원에 달했다.

지난 3월 5일 주가가 3만7천450원으로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4조1천702억원까지 줄었던 점과 비교하면 불과 석 달 사이에 시가총액이 두 배로 뛰었다.

상승 원동력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뒤 공개될 대북 경제지원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트럭 50대에 소 500마리를 싣고 판문점을 건넌 뒤 '현대가'는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이 됐다.

특히 정상회담 직후 남북간 철도연결 등이 현안으로 부상하며 주식시장은 과거 북한 경수로 사업과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 건립 등을 맡았던 현대건설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독일 통일 사례를 참고삼아 현대건설의 목표주가와 시가총액을 상향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는 독일의 굴지 건설사인 빌핑어(Bilfinger)가 통일 전후로 시가총액이 두 배 증가했고 호흐티프(Hochtief)는 40% 이상 상승한 예를 들어 국내 건설업도 남북경협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9만원으로 80% 상향 조정하고 목표 시가총액으로 10조원을 제시했다.

현재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7만3천300원으로 현대차그룹 피인수 당시 기준이 됐던 2010년 11월 본입찰 직전 3개월 평균 주가 7만1천453원을 훌쩍 넘어섰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주식 3천887만9천주의 가격 2조7천780억원에 프리미엄 2조1천820억원을 얹어 총 4조9천601억원을 채권단에 지급했다.

이를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3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그룹 인수가격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남북경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터닝포인트가 될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주주총회가 이달 29일로 예정됐다"며 "현대건설도 그룹 계열사인 만큼 중요 현안을 다루는 양사의 주총 전까지 시장에 코멘트를 던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25일이 현대건설 창립기념일인 만큼 이날 어떤 메시지가 시장에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