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세계 달러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인 '월드 달러(World dollar)'는 5월 초에 6조6천900억 달러(약 7천191조 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최근 고점이었던 작년 11월 20일에 비해 8%포인트 하락했다.

'월드 달러'는 연준의 자금 공급량(본원 통화)과 미국 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합산한 것으로, 세계 달러 유동량을 측정하는 기준인 동시에 과잉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본원 통화가 2.5% 감소해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호증권은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뿐만 아니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적인 정책 영향으로 미국 민간 기업의 자금 수요가 감소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4.2%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작년 7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월 터키와 인도가 미국 장기 국채를 각각 36억 달러, 16억 달러 순매도했다. 2월에는 러시아가 15억 달러 어치 내다팔았다.

신문은 향후 달러 추가 강세로 신흥국 사이에서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목적으로 외환보유액을 허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미국 국채 매도세가 더욱 커지고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자본시장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지난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2013년 말을 기점으로 '월드 달러'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감소세로 돌아선 2015년 2월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이 단번에 짙은 조정 장세를 나타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융완화로 팽창한 달러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식 시장에 흘러들어왔고 이는 시장 변동성 저하의 요인이 됐으나, 달러 유동성이 저하되면 올해 2월처럼 변동성 지수(VIX) 쇼크가 재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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