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공룡들이 온라인사업에 수조원 단위의 초대형투자를 집행한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시장에서 사업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롯데·신세계, 온라인사업에 대규모 투자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15일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 8곳을 통합해 e커머스(commerce) 사업본부를 오는 8월 신설할 것"이라며 "롯데쇼핑이 e커머스 사업본부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향후 5년간 온라인사업에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롯데그룹에서 1조5천억원, 롯데쇼핑에서 1조5천억원을 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간 롯데쇼핑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8천억원 정도라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면서 투자를 할 수 있다"며 "시스템개발에 5천억원, 온라인통합에 1조원, 고객 확보 마케팅에 1조5천억원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이커머스 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의향 밝힌 곳은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BRV Capital Management)와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다.

이들은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을 담당할 신규법인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된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합병해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투자받은 자금 대부분을 온라인 전용센터를 짓는 데 쓸 것"이라며 "온라인사업의 핵심은 (물류 등) 뒷부분 시스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회사들이 그런 부분이 미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쪽을 강화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온라인시장 급성장하고 있으나…수익성은 '나쁨'

이처럼 유통공룡들이 잇달아 온라인사업에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온라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2천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47조8천360억원으로 34.6% 늘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61.1%를 차지했다.

온라인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1년 29조원대에서 2014년 45조원대로 커진 데 이어 2016년 64조원대를 기록했다. 2011년 29조원대에서 지난해 78조원대로 커진 셈이다.

온라인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시장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며 "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와 신세계의 실적도 초라한 편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로 온라인몰 8곳을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못 내고 있다. 그 중 하나인 롯데닷컴은 지난해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신세계몰과 이마트몰 합산실적)도 지난해 영업손실 130억원을 냈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가 조 단위 투자를 통해 온라인사업 수익성을 제고하고, 이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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