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09%를 웃돌며 7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데는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9bp 오른 3.091%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말 기록한 고점 3.03%를 단숨에 웃돌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물 국채금리도 2.589%까지 올라 2008년 8월 11일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모기지 금리와 다른 금융상품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30년물 국채금리도 이날 3.22%로 지난달 26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금리 담당 헤드는 "경제 성장세가 꾸준한 추세를 보이는 한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요구(call)는 계속 요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준 위원들 매파 발언 잇따라

이날 국채금리 상승의 발단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었다.

연준 내에서도 대표적 매파로 통하는 메스터 총재는 프랑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재정정책이 긴축에서 부양으로, 경제 성장세는 추세를 웃돌고, 단기 균형금리는 오르고 있다면서 통화 정책의 장기 전망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장세가 계속됨에 따라 정책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예상해온 금리 수준보다 연방기금금리를 한동안 약간 더 높게 이동시킬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따.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 투표권을 갖는 메스터 총재의 발언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미 국채금리는 3%를 돌파했다.

여기에 뉴욕장에서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단기 미국 경기 전망이 꽤 좋다"며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올바른 일이라고 평가한 점도 국채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또 오는 6월 뉴욕 연은 총재로 부임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올해 3~4차례 금리 인상 경로는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은 대다수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수준보다 더 많은 것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올릴 가능성은 한 달 전의 39%에서 지난 14일 오후에는 51%까지 높아졌다. 이는 이미 시장이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 美 경제지표 호조…유럽과 차별화

미국 경제지표도 미국의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늘어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3월 수치는 애초 0.6% 증가에서 0.8%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뉴욕 연은이 조사한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의 15.8에서 20.1로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경제지표가 매우 강하게 나왔다"라며 "소매판매는 1분기의 부진이 일시적이었음을 시사했으며, 뉴욕 연은의 제조업 지수는 인플레이션 스토리를 약간 위로 밀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이날 4년래 최고치인 2.19%까지 올랐다.

PGIM 픽스드인컴의 나단 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전형적인 골디락스 경제이며, 골디락스 확장세이다"라며 "경제가 탄탄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긍정적인 반면, 유럽 지표는 부진하면서 미국과 다른 나라 간의 통화 정책 차별화도 부각됐다.

이날 독일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계절 조정치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4% 증가에 못 미쳤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하는 5월 독일 경기 기대 지수는 전월과 같은 -8.2로 집계됐으며, 유로존의 3월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인 0.7% 증가를 밑돌았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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