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부담 속에서 '경기 침체 초입 국면' 발언을 소화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나타낼 전망이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의장의 발언은 서울채권시장에 큰 파문을 불러올 전망이다.

김 부의장은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도마에 올려 조목조목 반박했다. 월별 통계로 봤을 때 2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를 제외하고는 거의 나아진 부분이 없다며, 회복 흐름이라는 정부의 경기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현재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에서 이런 진단이 나왔다는 것은 한국은행으로써는 부담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의 독립성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중요한 기관에서 이런 판단이 나왔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번 주 취임할 예정인 임지원 금통위원 내정자가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소속이었다. 우리 경제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김광두 부의장 사견이라고 해도, 기구 내에서 경기 인식에 대한 폭넓은 공유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임 내정자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임 내정자는 채권시장에서 '매파'로 분류되었다. 임 내정자는 7월 금리 인상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광두 부의장의 발언으로 임 내정자의 성향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서울채권시장은 정부와 청와대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디플레이션' 발언의 나비효과를 호되게 치렀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지난해 '기준금리 수준'을 평가하는 발언을 한 후 변동성이 커지기도 했다.

국내 재료와는 별개로 미국 채권시장은 국채금리가 7bp 이상 오르는 등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10년물은 7.36bp 높은 3.0760%, 2년물은 3.74bp 오른 2.5890%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이틀 동안 10bp 넘게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발언도 매파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20.1로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15.0을 뛰어넘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올바른 일이라고 평가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올해 3~4차례 금리 인상 경로는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리스크와 외국인 투자자의 포지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 중지를 공식화했다.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았다.

뉴욕 주가지수는 8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3.00포인트(0.78%) 하락한 24,706.41에 거래를 마쳤다.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5달러(0.5%) 상승한 71.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7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3.80원) 대비 6.60원 오른 셈이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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