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투자 기업이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맞으며 일부 증권사들에 손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포항 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목된 기업이 위기를 맞으며 발생한 일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신한금융투자 등은 비상장상인 넥스지오에 투자한 금액을 전액 감액 처리하며 손실을 봤다.

넥스지오는 2001년 설립된 지열 에너지 발전업체다. 지난 2012년 포항시 지열발전소 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며 유망 중소기업으로 꼽혀왔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리히터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이 넥스지오를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며 큰 파장이 일었다.

넥스지오가 참여한 포항 지열발전소는 뜨거운 화강암이 있는 지층까지 물을 주입한 뒤, 그 수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었다. 그러나 땅속에 고압으로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미세 지진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여론이 악화하면서 회사의 명운도 갈렸다. 상장 주관사를 IBK투자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바꾸며 의욕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게 됐다. 올해 1월에는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유망 중소기업으로 꼽히며 상장까지 준비했던 만큼, 과거 일부 증권사도 이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유상증자 등에 참여했고 현재 상각 처리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016년 넥스지오는 상장에 앞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총 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 중 일부에 신한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13만주씩 투자에 나서 지분율 4.3%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과감했던 투자는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나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분기 넥스지오에 대한 투자금 10억원을 전액 손실 처리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기업의 경우 상장이 계속해서 지연되며 기관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우려감도 높았다"면서도 "절대 투자 금액이 많지 않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며 증권사들이 자기자본투자(PI)에서 평가손실이나 충당금을 설정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일회성 비용이기 때문에 실적 악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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