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반복해서 반영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는 오랫동안 익숙해진 재료임에도 지속적으로 롱심리의 구실이 되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6일 달러-원 환율이 올해 1,060.00~1,080.00원 레인지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면서 미국 긴축기조가 반복적인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봤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차별화는 달러화 방향에 계속 상충되는 요인"이라며 "유로-달러 환율이 1.1900달러선 아래로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이 110엔대에 걸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속도 차이는 달러화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美국채 금리급등, 1,080원선 기대 유발

최근 달러 강세를 이끈 것은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 장중 3.091%까지 급등하면서 3%대에 자리를 잡았다.

미중 무역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짐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이로 인해 채권 가격이 내리고, 채권금리가 상승했다.

서울환시에서는 달러화가 아시아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롱심리를 불러일으켰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4월말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3%대를 웃돌면서 한차례 1,082원대로 오른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빌미로 한 달러 강세는 위로 1,080원대까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자리잡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과의 긴축 속도 차별화가 이어지면 달러 강세 압력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 10일 발표한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신흥국 금융여건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앞으로 꾸준히 정책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연준의 의도가 시장에 적절히 전달된다면 단기적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흥국 금융여건을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증폭되면서 글로벌 금융여건에 긴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뉴욕사무소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특히 한국은 금융상황이 긴축적으로 전개될 경우 여타 신흥국에 비해 경제성장 하방압력이 큰 만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금융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1,060.00~1,080.00원 레인지 인식도 영향

이처럼 미국발 모멘텀이 가시지 않는데는 달러화가 1,070원대 중반까지 오른데는 서울환시의 레인지 장세 인식도 한 몫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1,060.00~1,080.00원 레인지에서 단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봤다.

특히 달러화가 번번이 1,060원대에서 막히면서 1,060원대로 내리면 숏플레이가 약해지고 저점 매수가 고개를 들었다.

달러화는 올해들어 약 5차례에 걸쳐 1,06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섰으나 1,050원대 후반에서 반등했다.

지난 4월 3일에 1,054.00원까지 저점을 나섰지만, 추격 매도는 점차 약해졌다.

달러화 1,060원대는 반등 레벨이라는 인식이 탄탄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레인지 장세가 굳어진 양상이다.

◇환시 참가자들 ""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도 달러화를 끌어올릴 만한 변수다.

새로운 달러 강세 모멘텀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대화모드가 삐걱댄다면 리스크회피 심리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 리스크마저 불거지면 달러화 레인지 상단이 뚫릴 수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올해 달러화 변동성이 커졌다해도 장중 변동성이나 레벨로 보면 아직은 레인지를 벗어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2월6일에 1,098.60원에 연중 고점을, 4월3일에 1,054.00원에 연중 저점을 기록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올해 평균 1,073.00~1,075.00원에서 움직였을 것"이라며 "갭업, 갭다운이 많지만 연초 개장가인 1,066.00원에서 크게 벗어난 레벨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채금리 3%대 상승, 올해 4차례 미국 금리인상과 같은 이슈가 처음 나온 건 아니어서 두터운 레인지장세를 벗어나려면 더 큰 수급요인이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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