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전일 급락 후에 강보합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063%에서 거래됐다. 전장 종가는 3.070%였고,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미국의 무역 협상,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 미 경제지표, 뉴욕증시와 유가 동향 등을 주목했다.

전날 국채가는 경제지표 호조로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내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3.093%까지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미국 성장세가 탄탄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축소 및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할 것인 데다 국채 발행 증가까지 가세한 만큼 10년물이 올해 3.5%나 4.0%에서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물가는 성장세에 못 미치는 데다 세계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를 유지하게 하고 있다.

이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할 경우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하겠으며 또 '선(先) 핵포기-후(後) 보상' 등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 등에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날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유럽에서는 연정협상 타결을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의 국정과제 초안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와 국가 부채 탕감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보도가 나와,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이 공동으로 마련한 39쪽짜리 국정 프로그램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치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이탈리아발 머리기사를 보고, 두 정당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극단적인지 확인하려고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4bp가량 높은 2.09%까지 올랐다.

한편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 0.634%보다 하락한 0.597%에서 움직여, 같은 만기 미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가 2.48%포인트로 3년 내 최대치를 보였다.

미국의 무역 협상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ZTE와 관련해서는 광범위한 무역협상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외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또 "(무역협상 관련)중국의 요구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과거 정권이 형편없이 한 협상 때 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미 수년간 너무 많이 줬기 때문에 미국이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뉴턴 어드바이저의 마크 뉴턴 기술적 분석가는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 고점을 전날 돌파했고, 월간 차트상 이는 장기 추세 채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추세 피로감에 대한 증거가 없어서 국채수익률 단기 하락은 매도 기회"라고 분석했다.

뉴턴은 국채수익률이 5월 말이나 6월 초 고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지난 4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이 다세대주택의 감소로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내림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4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3.7% 감소한 128만7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1.4% 감소한 130만 채였다.

다만 지난 3월의 주택착공실적은 전월대비 1.9% 증가에서 3.6%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월간 주택 착공 실적은 변동성이 커서 대폭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4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1.8% 감소한 135만2천 채를 보였다. 시장 예상치 집계 결과는 0.3% 줄어든 135만 채였다.

네이션와이드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이 구매 용이성을 낮추고 있음에도 탄탄한 고용시장과 인구구조 개선이 올해 초 신규 주택판매와 착공을 경기 확장기의 최고치 수준으로 밀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미국의 산업생산이 제조업과 유틸리티 덕분에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준은 4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7%(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0.6% 증가였다.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4월 제조업생산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증가 덕분에 전월비 0.5% 올랐다. 제조업은 전년 대비로는 1.8% 늘었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4월 설비가동률은 전월대비 0.4%포인트 오른 78%였다. 이는 3년 내 최고치다. 애널리스트들은 78.4%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 평균 79.9%보다는 여전히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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