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환당국이 환시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당국 개입 스탠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히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 횟수가 잦아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7일 외환당국의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방안'에서 1단계로 반기별 공개, 2단계는 1년 후 분기별 공개로 이뤄지는 점, 해당기간 중 총매수에서 총매도를 차감한 순매수(NET) 발표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조건으로 환시개입 내역을 공개할 경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 운신의 폭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개입 횟수가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시개입 총액이 아닌 순매수(순매도)로 공개할 경우 외환당국이 오히려 이 수치를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딜러들은 내다봤다.

개입 규모를 밝혀야 하는 상황에서 고강도 달러매수 개입은 외환당국으로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기 또는 분기 동안 매수와 매도 개입을 양방향으로 한다면 순매수(순매도) 금액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꿩먹고 알먹고' 하는 상황이다.

개입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환율 변동성도 관리하고, 환율 조작 우려도 더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외환당국 스탠스가 양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딜러들은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 변동폭이 10원 이상 커질 때마다 집중되던 변동성 관리 차원의 개입이 오히려 자주 나올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분기 발표에 순매수(순매도) 공개라는 점은 외환당국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석달이라는 시간은 매수개입을 했다가도 매도개입으로 달러 매수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들은 그동안 환시개입내역 공개에도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쏠림이 대응하는 스탠스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환시개입을 한 내역을 공개하는 만큼 쏠림에 따른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개입내역을 공개해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급격한 쏠림이 있으면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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