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28일로 사흘 당겨…지주 회장보다 먼저 선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번 주 차기 행장을 확정하는 DGB대구은행이 주주총회 예정일을 당기는 졸속 절차로 조직 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후보자를 둘러싼 채용비리 의혹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고자 서둘러 깜깜이 인사를 단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달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28일로 앞당겼다.

당초 31일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이 각각 회장과 행장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날이었다.

이미 DGB금융은 지난 10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최종 후보군조차 확정하지 않은 대구은행이 예정된 주주총회를 당겨 지주 회장보다 먼저 수장을 확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권은 대구은행의 이러한 졸속 선임 절차의 배경을 차기 행장 후보자를 둘러싼 채용비리 논란에서 찾고 있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차기 은행장 후보군을 김경룡 DGB금융 부사장(회장 직무대행)과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압축했다.

이중 김 부사장은 대구은행이 지난 2014년 경산시금고 운영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자녀를 특혜 채용한 혐의로 최근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부사장은 경북본부장으로 경산지역을 담당하며 문제가 된 채용의 청탁 통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명흠 부행장은 자녀가 그룹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져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현재 관련 내용을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첫해 수장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 선임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절차는 물론 후보군 검증 과정부터 명백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일단 대구은행의 행장 선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개별 금융회사의 경영자 선임에 당국이 관여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다만 임추위가 조직의 발전을 고려해 책임감과 공정성을 가지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은행 임추위는 오는 18일 김 부사장과 박 부행장 중 최종 면접을 거쳐 차기 행장을 내정할 계획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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