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증권가에서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들은 1분기 실적호조에 ROE 10%대를 넘어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ROE 15.68%로 초대형 증권사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분기 영업이익이 2천6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5% 급증해 ROE도 동반 상승했다.

기업금융 총 수익이 5조5천억원, 종합자산관리 부문은 5천8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조5천억원과 4천34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부문 수익구조를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AM) 모델로 개편했다"며 "금융 상품 판매 잔고와 고액 자산가 고객수 증가율이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진단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이 12.01%의 ROE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3%와 137.5% 늘어난 1천801억원, 1천326억원이었다.

특히 자산관리 부문에서 크게 수익을 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전체 예탁자산이 195조원에 이르며 특히 1억원 이상인 개인 고객의 예탁 자산이 107조원이나 된다"며 "브로커리지 활성화로 순수탁수수료가 증가했고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랩 등도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전 부문 수익 개선으로 ROE 10.8%를 이뤄냈다.

1분기 순이익은 1천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키움증권보다 컸으며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며 "상품운용에서도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진단했다.

유상증자 등으로 ROE 하락이 예상됐던 미래에셋대우 역시 선방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지난 3월 마무리 지었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ROE는 연결 기준 10.35%로 지난해 7.2%보다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이 2천1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난 점에 기인한다.

위탁매매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브로커리지 수익만 1천531억원으로 같은 기간 84% 이상 늘었다. IB 수익도 52% 증가한 57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KB증권은 전년 동기 8.2%에서 7.8%로 소폭 낮아졌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투 이외 대형사들도 발행 어음 사업을 시작하면 연간 ROE가 0.7%포인트씩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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