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환(FX) 스와프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내용을 확정, 발표한 것이 스와프포인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반기마다 외환시장에서 개입한 달러 순매수액을 공개하기로 했다. 1년 동안 반기별 순매수액을 공개한 뒤 이후 분기별로 공개하는 등 단계적으로 공개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18일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를 포함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스와프포인트는 급락을 거듭한 바 있다.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이 결국 선물환 매수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FX스와프 시장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단기 금리 급등세 진정 ▲대내외 신용여건 개선 ▲외국인 재정 거래 유입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매수 ▲수급 여건상 공급 우위 약화 등으로 스와프포인트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스와프포인트는 최근 단기물 중심으로 반등 흐름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말 1개월 만기 스와프포인트는 마이너스(-)2.80원, 3개월 만기 스와프포인트는 -4.70원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각각 -0.65원, -2.75원까지 반등한 바 있다.

1년 만기 스와프포인트는 비교적 반등 흐름이 제한적이었으나 이번 주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3거래일 연속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국이 시장 영향이 최대한 없도록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와프 시장에선 수급이 관건이나 외환시장 개입 공개 주기가 기존 예상됐던 분기가 아니라 6개월마다 공개하기로 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대내외 펀더멘털과 수급 요인에 따라 스와프포인트는 상승 우위 흐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분기 미국 단기채권 발행 집중과 미국 세제개편 영향, 분기말 자금 수요 집중 등이 단기 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3월 말 이후 단기 금리의 급등세는 진정세를 나타냈고, 미국 금리 커브도 스티프닝되면서 스와프포인트는 단기물 중심의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또 리보(Libor)-OIS(overnight index swap) 스프레드 확대 흐름이 진정되는 것에 보이듯 대내외 신용 여건이 개선된 점도 스와프포인트 상승 요인이다.

지난 3월 중순 이후의 갑작스러운 남북간 화해 무드 또한 우리나라 신용여건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5년물은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40bp대로 하락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입과 공급 우위 수급 약화, 달러화 강세에 따른 NDF 매수가 스와프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추가적인 개선은 제한될 전망이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공개로 향후 매수 개입 강도가 다소 약화될 수 있는만큼 스와프포인트 하단 지지력 또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외적으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강화와 일부 신흥국 불안 등으로 대외 신용 여건 개선이 제한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의 연 1회 금리 인상이 선반영됐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스와프딜러는 "당국이 6개월 단위로 순거래액을 공개하기로 발표한 만큼 당국의 운신의 폭이 그리 좁지 않다"면서도 "선물환 매수 포지션도 개입으로 집계되니 당국 입장에선 부담될 것이고 재료만 보면 스와프포인트 하락 재료라 추가적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 개시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분기말 달러화 자금 경색이 반복되고 있고 우리 시장도 영향권 하에 있다"며 "환헤지 전략 수립 시 분기말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야 하는 만큼 분기 말 롤오버를 피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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