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정부가 6개월 마다 외환시장에서 개입한 달러 순매수액을 공개한다.

1년 동안 두 번에 걸쳐 6개월의 순매수액을 공개한 뒤 이후 분기별로 공개하는 등 단계적으로 공개 범위를 확대한다.

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 조치 차원에서 달러를 사고 팔았던 정보를 순매수액으로 내놓는다.

각각의 달러 매수 총액과 매도 총액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개입 여부도 밝히지 않는다. 예컨대, 올해 7월∼12월에 2회 총 10억 달러 매수하고, 1회 총 10억 달러 매도한 경우에는 순매수액 '0'으로만 표기된다.

올해 하반기 개입 순매수액은 내년 3월 말, 내년 상반기 순매수액은 내년 9월 말에 공개된다.

1년이 지나 내년 3분기 순매수 개입액은 내년 12월 말에, 내년 4분기 순매수 개입 규모는 2020년 3월에 나온다.

정부는 외환시장 적응 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개입 내역 비공개로 특정 정책목표를 위해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 저평가를 유도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온 점이 공개 배경이 됐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외환 당국의 비대칭적 개입을 전제로 거래하면서 오히려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이 외환정책의 투명성 제고 요구를 지속해 온 점도 언급했다.

정부는 학계 전문가 및 시장참가자 의견수렴 결과, 개입 내역을 공개해도 시장 및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이날 결정으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가장 마지막으로 환시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나라가 됐다.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정도가 개입 관련 현황을 시장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되, 급격한 쏠림 등 급변동 시에는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외환정책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외환시장 투명성이 제고 되고 대외 신인도가 올라갈 걸로 기대한다"며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간과 내용에 대해 많은 검토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스위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월 단위 이하로 (개입 정보를 공개) 하고 있다"며 "1년 뒤 분기로 하더라고 안정적인 과정을 밟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 정책 변화에 대한 적응을 위해 최소 범위에서 안정적인 내용으로 했다"며 "(공개 주기·내용)의 변화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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