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여부가 다가오는 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현대차와 헤지펀드 엘리엇 등 외국인 투자자의 표 대결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찬성표 확보에 나선 가운데 현재 우호지분을 제외하고 17% 정도의 추가적인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결정할 전망이다.

◇ 가결에 17% 찬성표 더 확보해야…국민연금 변수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우호지분은 기아차 16.9%,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7%,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 등 30.3%로 집계됐다. 이는 주주확정 기준일은 지난 4월 12일 기준이다.

우호지분에 속하지 않는 지분은 반대가 확실시되는 엘리엇 1.6%와 주총에서 의결권을 갖지 못하는 자사주 2.7% 등이다.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우군은 엘리엇 지분을 제외한 외국인 주주 47%, 국민연금 9.8%, 국내 기관 및 개인 8.7% 등 65.5%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평균 주주총회 참석률이 70% 전후인 점을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가 3분의 2 이상인 47%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통과되는 셈이다.

우호지분 30.3%를 빼면 17% 정도를 더 확보하면 가결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행사한다면 안건 통과는 쉬워질 전망이다. 섀도보팅 폐지로 직접 참석을 못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임장을 제출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참석률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 및 개인이 전부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다면 현대모비스에 18.5%의 우호지분이 추가로 생겨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국민연금이 반대할 경우 우호지분 9.8%가 통째로 빠진다. 이 경우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표는 국민연금의 결정을 따라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주주 47% 가운데서 17% 정도의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표 권고 등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하락한 데다 최종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이 부결될 경우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주들이 마냥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현대차그룹, 소액주주 표심잡기 병행

이런 이유로 현대모비스는 국내 및 외국의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에게 우편을 통해 위임장을 받거나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표심잡기에 나섰다. 앞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놓고 찬성표를 끌어모으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참석률은 83.57%에 달했다. 의결권으로 따지면 3분의 2를 확보하려면 55.7%를 넘어서야 했다. 투표 결과 의결권 있는 주주 가운데 69.5%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주총 직전까지만 해도 삼성물산이 확실하게 확보한 표는 약 42% 정도였다. 그동안 표심을 드러내지 않던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상당한 표를 삼성물산에 던져준 것으로 풀이됐다.

전일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주주들에게 분할합병안에 찬성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선 것으로 이런 이유에서다.

임영득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관련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라며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안에 찬성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일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가 소액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했듯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표라도 더 설득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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