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발(發)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국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일단 보유하고 있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전일 달러인덱스는 연중 최고치인 93.264까지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주요국 통화가치는 모두 하락했다. 그중에서도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폭이 컸다.

아르헨티나는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렸다. 그래도 통화 방어가 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에 대기성 차관을 신청했다.

아르헨티나 등 신흥 취약국 통화가치가 불안해지면서 해외채권에 투자한 참가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브라질 헤알화도 석 달째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헤알-원은 290원까지 하락했다. 브라질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원화 가치는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채권 투자자들은 재정환율이 떨어지면서 환 손실까지 겹쳤다.

최근 나타난 달러 강세는 리보 금리 상승으로 역외 달러 차입비용이 늘어난 데다, 수급상으로는 달러 매도 포지션이 많아진 데 따른 되돌림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올리지만 유로존과 다른 국가는 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괴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이 안정되는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진단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해외채권 딜러는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신흥국 통화가 급격하게 약해졌고,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몇몇 국가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달러 강세에도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으로써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다른 국가들도 통화 정상화를 앞당겨야 하므로 결국 달러가 추가로 더 오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 추가 강세가 제한되고 리스크 자산이 재차 탄력을 받으면 이머징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해외채권 딜러는 "달러 강세로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리테일 측면에서 보면 손절하기보다는 오히려 저점 인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브라질의 경우 외환보유고가 한국 수준만큼 탄탄한 데다 경제 규모도 크기 때문에 모라토리엄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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