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작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4천6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4년 만에 적자를 재현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8.12%를 나타냈다.
알리오에 실적이 공개된 2013년 이래 작년 매출액(5조7천867억원)이 가장 많았는데 영업이익률은 최저였다. 매출액처럼 신기록을 세운 부문 중 또 하나는 매출원가다. 작년 코레일의 매출원가는 5조9천177억원으로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매출원가율이 102.26%로 사업 자체가 적자였다는 뜻이다. 100% 이상의 원가율 역시 알리오 통계에서 처음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원가율이 10.36%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은 최근 5년 중에서 원가율이 가장 낮았는데 1년 새 원가 관리가 급변했다.
일반적으로 사업 수익성이 부진하면 판관비(판매관리비)를 줄여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이 역시 실패했다. 작년 판관비는 3천389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3천300억원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판관비는 3천100억원이다.
영업적자에 금융비용이 겹쳐 당기순손실도 확대했다. 코레일의 작년 금융원가는 5천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6.3% 늘었다.
이자비용을 전년보다 277억원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파생상품에서 손실을 본 부분이 컸다. 통화스와프에서 작년 906억원의 평가손실, 231억원의 거래손실을 입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평가손익에서 적자로 전환했고 거래손실은 두 배 이상으로 불었다.
부채비율이 300%에 육박하는 코레일은 금융수익보다 금융원가가 많은 구조다. 코레일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행한 10년 만기 채권의 금리가 5%대인데 이러한 물량을 정리하면 이자비용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지속하면 시장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해 재무구조가 악화하면 시장에서의 발행금리가 올라갈 수 있고 우리나라와 글로벌 금리가 인상되는 자금 위축기에는 심해질 것이다"며 "SR과의 통합이나 남북 경제협력 사업 등 많은 변수가 있어 시장참가자들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이재헌 기자
jhlee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