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윤시윤 기자 =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 펀드가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17일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2010년에 투자했고, 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5% 이내로 제한하는 계약을 맺었다"며 "현재 한도 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5%의 국내 투자 한도를 넘을 경우 계약 해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2월 엘리엇이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파생금융 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를 활용해 지분을 확대한 것이 자본시장법상 '5% 룰'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5% 룰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5일 이내에 보유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는 공시의무 규정을 말한다.

엘리엇이 최근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검찰은 엘리엇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을 통보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최 사장은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 위반까지 포함해 계약해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포함해 진행하고 있다"며 "일단 조사 결과를 봐서 해당 사항이 확인된 경우 내부 절차를 거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신욱 부사장은 "2010년부터 헤지펀드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당시 선택한 회사 중 하나가 엘리엇이었다"며 "8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우리가 위탁한 회사 중 수익은 최상위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자금을 운용하는 KIC의 자산을 위탁받은 엘리엇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이해 상충이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사태 전개 방향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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