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급등세로 채권시장 내 우려감이 확산하지만, 합리적인 시계(time horizon)를 가진 투자자라면 금리 상승을 애원해야(begging)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로그 '실용적 자본주의(Pragmatic Capitalism)의 저자 쿨런 로체는 16일(현지시간)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최근 금리 상승이 일부 우려스러울 수 있지만, 미래를 과도하게 단기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더욱 객관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채권시장이 단기적인 공포감에 따라 매도세를 보일 수 있지만, 더욱 합리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금리 상승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12개월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2%에서 3.1%까지 급등했다. 단기금리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서, 3개월 재정증권 금리는 0.9%에서 1.9%로 뛰어올랐다.

로체는 "채권의 가치는 금리가 오를 때 반드시 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는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금리상승은 미래 채권 수익률을 더욱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기채권은 금리상승에 따라 향후 고금리 수요의 재투자를 받는 단기채권이 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로체는 이런 이유로 "합리적인 시계와 어느 정도의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금리상승을 애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의 금리상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혀 극단적이지 않다고 그는 진단했다.

채권투자의 총수익률은 일정 기간 시중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상승분과 이자(표면금리) 수취액으로 구성된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에는 이자 지급이 원금 손실(금리상승에 따른 가격손실)을 항상 상쇄하지는 않는다.

금리 상승이 길고 느리게 나타날 경우에는 투자자에게 손실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그는 주장했다.

예를 들어 1940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기준금리는 2.5%에서 15%로 뛰었지만, 이 기간 동안 10년 만기의 채권펀드는 연간 2.5%의 수익률을 보였다. 큰 성과는 아니지만 나쁜 결과도 아니다. 금리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기 때문이다.

로체는 "채권금리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하면 금리상승에 따른 가격 손실을 상쇄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수익률(표면금리)을 보이는 채권포트폴리오에 재투자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채권금리가 급등할 경우 기존 보유 채권의 이자 수취액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고금리 채권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렇게 가파른 금리 상승세는 폭풍 속을 탈출하지 못하는 인내심 없는 투자자에게는 일부 두려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체는 "다만, 급격한 금리상승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은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거시경제 흐름은 장기 인플레이션에 구조적인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실질적인 문제는 (지금과 같은 제한적인 금리 상승기에) 5~10년간 투자를 하는 경우 3~4%의 고정된 수익률의 채권을 소유하면서 만기에 원금을 보장받겠는가, 아니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매우 높은 벨류에이션의 주식에 투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문제는 아니다"며 "현명한 자산배분은 올인(all-in)이나 올아웃(all-out)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두 자산을 모두 투자하기 위해 합리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가능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인 공포감에서 매도하는 사람의 우려섞인 목소리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종종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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